앵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한국도 우월한 미사일 역량과 방어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강한 국방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28일 한국이 현재 누리고 있는 평화와 번영은 튼튼한 안보의 토대 위에서 이룬 것이라며 강한 국방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열린 육군3사관학교 57기 졸업 및 임관식 축사를 통해 “북핵 위기를 대화 국면으로 바꿔내고 한반도 평화 정착방안을 추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강한 국방력이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새해 들어 이어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며, 한국이 우월한 미사일 역량과 방어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 최근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우월한 미사일 역량과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고, 어떠한 위협도 빈틈없이 막아낼 '한국형 아이언돔'과 미사일 방어체계도 든든하게 구축해 가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한국 군이 세계 6위의 국방력을 갖추고 국방개혁 2.0을 통해 최첨단 과학기술군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초음속 순항미사일과 고위력 탄도미사일, F-35A 전투기를 비롯해 유사시에 대비한 초정밀 타격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세계 여덟 번째로 최첨단 초음속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를 출고했고, 세계 일곱 번째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포착한 지난 27일 자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핵심무기 중 하나로 꼽히는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과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시험발사 성공을 공식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가운데 북한이 새해 들어 여덟 번째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감행한 시점에 이뤄졌습니다.
북한은 이날 관영매체를 통해 전날 이뤄진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 발사가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 시험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전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정찰위성 관련 시험을 진행했다고 발표한 것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 즉 유예 철회 수순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북한 스스로 국제사회와 약속한 모라토리엄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종주 한국 통일부 대변인: 북한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지금과 같은 시점에 미사일 발사와 같은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에 역행하는 행동을 중단하고, 스스로 국제사회와 약속한 모라토리엄을 유지하면서 조속히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장거리 로켓 발사 기술이 ICBM에 직접 적용될 수 있는 만큼, 북한이 정찰위성 개발을 진행하는 것이 결국 핵실험과 ICBM 발사 유예 철회 시사를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려는 수순이라는 분석은 전문가들로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지난달 28일 한반도평화포럼 '2022 한반도 정세 전망' 토론회): 최근 걱정스러운 것은, 북한이 끊임없이 '우주의 평화적 연구와 관련된 권리'를 이야기했고, 북한의 주장과 명분 그리고 '이중 기준'의 틀에서 본다면 가장 유력한 것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명분으로 한 위성 발사 가능성인 것이 사실입니다.
이와 관련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향후 이 같은 실험을 몇 차례 더 진행하다가 빠르면 김일성의 110번째 생일인 오는 4월 15일 전에 정찰위성을 발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어 미·중, 미·러 갈등이 격화된 현 상황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대북 제재 채택을 기대하기 어렵고, 곧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되면 올해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 수위가 계속 고조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국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관련 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명목으로 같은 발사를 반복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마스다 가즈오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은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북한이 올해 들어 잦은 빈도로 새로운 형태의 발사를 반복하고 있으며, 일련의 행동은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내다봤습니다.
앞서 북한은 전날 오전 7시 52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MRBM로 추정되는 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습니다.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00km, 고도는 약 620km로 탐지됐고 미사일을 정상 각도보다 높은 각도로 쏘는 고각 발사 가능성과 함께 정상 각도로 쐈다면 사거리가 최대 2천km 안팎이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탐지된 초기 제원을 근거로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의 특성을 보인다”며, 이번 미사일이 약 5년 전 개발된 MRBM인 ‘북극성-2형’과 유사할 가능성을 두고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MRBM은 주일미군 기지를 사정권에 포함하고 있으며, 북한은 지난 2017년 2월 북극성-2형 발사 성공을 주장하면서 ‘강위력한 핵전략무기’라고 표현하며 미국을 겨냥한 무기임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SLBM 탑재용 잠수함을 건조 중인 신포조선소와 동창리 위성발사장 등 북한의 주요 무기 관련 시설 동향에 대해서는 “한미가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여당과 야당의 대통령선거 후보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의 무력 도발은 용납될 수 없는 긴장 조성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북한에 “무력 도발로 얻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며 그 후과가 스스로에게 돌아갈 것임을 알고 도발을 멈춰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1야당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북한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유예를 깨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며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을 ‘비상’ 및 ‘비정상’으로 간주하고 경계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면서, 강력한 억지력을 바탕으로 ‘힘을 통한 평화’를 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연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인내하면서 한미가 공동으로 외교적 해결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엄중한 유감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