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사병들 보급물자 빼돌리기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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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군 간부들의 일상적인 군수물자 횡령에 이어 최근에는 사병들까지 보급물자를 훔쳐내 민간인에게 팔아 넘기는 사례가 늘고 있어 북한군 당국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4일 “9군단 산하 한 부대에서 군인들이 부대건설용으로 들여온 건설자재들을 훔쳐내 주둔지역 장사꾼들에게 팔거나 외상값 대신 제공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해 부대 지휘관들이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해당 부대에는 부대건물과 전투시설물 보강공사를 위해 건설자재들이 보급되었는데 경비를 서던 군인들이 몰래 세멘트와 철근 등 자재를 훔쳐내 장사꾼들에 팔아먹고 있다”면서 “주로 늦은 밤이나 새벽에 이런 일이 행해지고 있어 단속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이와 관련해 해당부대에서는 물자 도난사고 방지를 위해 부대물자를 빼돌리는 자에 대해서는 엄중처벌을 한다는 경고와 함께 군관(장교)들까지 경비에 동원시켜 사병들을 통제하려 했으나 일부 군관들은 오히려 사병들과 짜고 보급물자를 빼돌리는데 앞장서고 있는 한심한 지경에 처해있다” 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같은 날 “삼지연꾸리기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이 건설용 자재들을 훔쳐 돈이나 음식과 바꾸는 일이 비일비재 하지만 당국에서는 뚜렷한 대책을 내지 못했다”면서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너무도 열악한 군생활 환경에서 시작된 것” 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해당 부대들에서는 물자 빼돌리기에 가담한 군인들을 엄하게 처벌하는 한편 부대 내에서 여러가지 교양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군관, 사병들 할 것 없이 기본생활을해결해주지 않는 한 보급물자 빼돌리기 범죄를 막기는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중앙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비준과업(김정은 지시)이 군부대에 여러 차례 내려왔지만 이에 대한 일선 군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면서 “견디기 어려운 군대생활 환경을 개선할 생각은 안하고 무조건 지시만 내리먹이는 당국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명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