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미북, 합의 이루기 위한 과정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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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과 북한이 최근 열린 고위급회담에서 입장 차이를 드러낸 가운데 한국 정부가 양측이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열린 미북 고위급회담에서 양측이 종전선언에 대해 이견을 드러내자 한국 청와대는 “미북이 서로 합의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 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미북이 종전선언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과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종전선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제안한 것”이라며 “이는 결국 시기와 방식의 문제로 현재 미북은 종전선언 문제를 비롯해 모든 문제를 서로 합의하기 위한 과정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통일부도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종전선언을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 : 기본적으로 종전선언은 상징적인 조치로 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관련 당사국의 신뢰를 바탕으로 관련된 조치들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미북이 고위급회담에서 갈등을 드러낸 것은 유리한 협상 고지를 확보하려는 ‘샅바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내놨습니다.

김의겸 대변인은 “미북이 원하는 바를 툭 터놓고 개진한 것은 9시간가량 진행된 이번 고위급회담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며 “어느 쪽도 샅바를 풀어버리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미북이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이견을 드러냈지만 이제 양측이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는 겁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미북 사이에서 ‘촉진자’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모두 공개할 수는 없지만 한국은 미국, 북한과 다양한 통로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이날 국방대학교 안보문제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미북 양 정상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고 의지가 분명하다”며 “협상 초기에는 양측의 입장차이를 좁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이미 합의된 종전선언 문제를 뒤로 미루고 있다며 비난한 바 있습니다. 또한 미국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핵관련 무기·시설 등의 신고, 비핵화 검증 등을 일방적으로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1박 2일의 일정으로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8일 북한에 미국과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할 기회를 잡으라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비핵화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면 북한이 베트남 수준의 경제 발전을 이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8일 ): 이 기회를 붙잡으면 김정은 위원장 당신의 것이 됩니다. 베트남에서의 기적은 북한에도 마찬가지로 기적이 될 수 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미국과 베트남이 협력하고 싸우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이 (경제보상이라는) 약속을 완수한다는 증거”라며 “베트남의 번영에 비춰보면 미국은 북한에 줄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트남 방문일정을 마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다음 방문지인 아랍에미리트로 향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