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엔사 핫라인, 5년여만에 재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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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유엔사령부와 북한군 간의 직통전화가 다시 연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이 직통전화를 통해 유엔사에 장성급 군사회담을 제안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사령부와 북한군 사이의 핫라인, 직통전화가 5년여만에 다시 연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사와 북한군 간의 직통전화가 재가동된 것은 미국과 북한 간의 군사적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소통 통로가 다시 연결됐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유엔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관이 겸직하고 있으며 유엔사의 주축은 미군입니다.

북한은 지난 12일 오전 판문점 연락 통로를 통해 유엔사와 연결하는 전화회선을 다시 연결하고 싶다는 의사를 한국 측에 전달했다고 한국의 연합뉴스가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13일 보도했습니다.

이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한국 측은 유엔사에 이를 전달하면서 직통전화를 재가동하기 위한 기술적인 준비를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소식통은 “직통전화가 연결되자 북한은 유엔사에 전화를 걸어 준비 부족을 이유로 유해송환 회담에 참가하기 어렵다며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은 12일 미군 유해송환을 위한 실무회담에 불참했습니다. 미국의 협상단은 이날 오전 회담 장소인 판문점에서 북한 협상단을 기다렸지만 이들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협상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를 유엔사와의 직통전화를 통해 설명한 겁니다.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12일 직통전화를 통해 회담 대표의 격을 올린 장성급 군사회담을 15일 열자고 제안했다”며 “유해송환을 위한 물리적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언급한 12일이 다가오자 다급하게 연락하기 위해 직통전화를 다시 개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13일 북한이 직통전화를 통해 유엔사에 장성급 회담을 제안한 의도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습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 : 남북미 간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약속을 했고 이와 관련된 합의사항들이 지금 이행 중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한편 한국과 미국은 13일 한국전쟁 당시 한국측 지역에서 전사한 미군의 유해와 북한측 지역에서 전사한 한국군의 유해를 서로 교환하는 ‘한미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 상호봉환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미국 측으로 인계된 미군 전사자 유해는 지난 2016년 6월 강원도 철원에서 한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의해 수습됐습니다. 이 전사자가 수습된 지역은 사창리 전투, 김화·포천축선전투, 대성산·취봉전투 등 격전이 벌어진 장소입니다.

미군 전사자의 정확한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이 전사자의 유해는 미국 하와이에 있는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 DPAA로 옮겨져 신원확인 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

미군이 수습한 한국군의 유해도 이날 고향 땅을 밟았습니다. 한국측으로 인계된 유해는 윤경혁 일병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윤 일병은 지난 1996년부터 2005년 사이 진행된 미국과 북한의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공동발굴 작업을 통해 수습돼 DPAA로 옮겨졌습니다. 윤 일병은 한국과 미국의 신원확인 작업을 거친 뒤 전사한 지 68년여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지난 2000년 유해발굴을 처음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미군 유해 13구와 영국연방군 유해 3구를 미국으로 송환한 바 있습니다. 미국은 미북 공동발굴 작업을 통해 북한지역에서 수습한 국군 전사자 유해 27구를 한국으로 보낸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