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이 무산된 이유에 대해 북한이 비핵화에 앞서 종전선언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북 고위급회담이 무산됐지만 여전히 양측의 대화 의지가 강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미북 고위급회담이 무산된 이유에 대해 북한의 종전선언 요구와 미국의 비핵화 요구가 충돌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28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이같이 보고하면서 북한은 비핵화에 앞선 종전선언을, 미국은 종전선언에 앞선 비핵화를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충돌이 일어나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이 취소됐다는 겁니다.
또한 국정원은 북한의 핵을 모두 폐기하는 것이 비핵화 목표라고 강조하면서 1차 목표는 북한의 전체 핵 가운데 60% 가량을 폐기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무산된 상황이지만 미북 간 대화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이 직접적인 대미 비난을 자제하고 미북 정상회담 합의 사항을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분석을 내놨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미북의 대화의지가 확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조만간 좋은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비핵화 과정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진통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미북이 싱가포르 회담의 후속 논의를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비밀 서신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무산시켰다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대한 논평 요청에 “미북은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 : 미북 양측은 정상회담 공동성명 이행 관련 후속협의를 갖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과정에서 이뤄진 미북 간 접촉의 구체적인 사항과 논의 내용 등을 한국 정부가 대외적으로 언급하거나 확인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앞서 미국 일간지인 WP는 현지시간으로 27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무산된 이유는 김영철 부위원장의 서신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WP는 김영철 부위원장의 서신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 진전된 비핵화 조치 요구와 과거로의 회귀를 경고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9월 안에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적절한 시점이 정해지면 실무적인 절차를 집중적으로 진행해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무산된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커졌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미북 협상이 교착 상황이 되면서 남북 정상회담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며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막힌 곳을 뚫고 좋은 길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스티브 비건 신임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한국의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회동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건 특별대표가 이 본부장을 만나 협의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양측의 회동 시점에 대해 다음 주말 즈음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도 최근 회동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27일 러시아를 방문해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태담당 차관을 만났습니다.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또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러시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