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와대 “미북 비핵화 논의 정상궤도로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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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의 청와대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과 북한 간의 비핵화 논의가 다시 정상적인 궤도에 올라섰다고 평가했습니다. 유엔 총회를 계기로 미국을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밤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청와대가 미국과 북한 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비핵화 논의가 이제 막 시작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엔 총회를 계기로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이같이 평가하면서 “동력을 상실해가던 미북 간 비핵화 논의가 정상적인 궤도로 복원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북 사이 가장 중요한 교착 지점은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 여부였다”며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를 김정은 위원장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했고 이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의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그 부분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한 문 대통령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공유하기 위한 북한과의 직통전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예정돼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총회와 한미 정상회담 등 3박 5일 간의 방미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밤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문 대통령과 함께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오는 30일까지 외교 일정을 소화하고 귀국할 예정입니다.

강 장관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6일 일본, 중국의 외교장관과 각각 양자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를 집중 논의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에서 3차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한일 양국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강 장관은 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으로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고노 외무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2차 미북 정상회담으로 진전될 수 있도록 협력하자고 말했습니다.

강 장관은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강 장관은 왕 부장에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습니다. 이에 왕 부장은 남북관계 개선과 미북대화의 추동을 위해 한중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강 장관의 방미 기간 동안 남북 외교장관 회담이 열릴지도 주목됩니다. 한국 외교부는 27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 : 남북 외교장관 회담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제가 특별히 전해드릴 소식이 없습니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 외교장관 회담의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강 장관과 리용호 외무상의 회담 성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당국자는 “가장 큰 다자 외교 무대인 유엔 총회를 계기로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국가 간 양자회담이 열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외교적 관례”라며 “상호 편리한 시간 등 물리적 여건이 가능해야 하는데 그런 여건이 충족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총회를 계기로 북중 외교장관 회담도 열렸습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리용호 외무상과 왕이 외교부장은 현지시간으로 27일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이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왕 부장은 “중국은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취한 조치를 긍정적으로 보며 북한의 비핵화 견지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 안전 실현을 위해 중국과 계속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