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6일 북한 강원도 원산시에서 반항공 대피훈련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 보안부가 주도하고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훈련은 미국의 공격을 가정해 반미감정을 고취시키고주민들의 위기의식을 높이려는 의도였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강원도 원산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26일 “오늘(26일) 원산시 일대에서 새벽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반항공 대피훈련이 진행되었다”면서 “모든 주민들과 공장 기업소 종업원들은 새벽6시 전까지 방공호와 대피소에 도착하기 위해 새벽 5시부터 집을 나와방공호까지 이동하느라 큰 고생을 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훈련은 실제 전쟁일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 치뤄졌는데 훈련 시작 전부터 원산 시내 도로와 주요건물에 무장을 한 보안원들이 배치되어 삼엄한 분위기를 조성했다”면서 “대피 훈련을 알리는 고동소리가 울리자 원산 시내의 모든 사람과차량들은 멈춰서고 대피했으며 훈련 해제시간까지 완전한 적막을 유지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특히 이번 훈련에서는 보안부 간부들이 직접 주민들이 대피한 방공호나 대피소에 나타나 계급교양을 강조한 것이 주목된다”면서 “‘우리조국은 아직도원쑤들과의 첨예한 대립으로 긴장상태에 있으며 계급적 원쑤들은 주민들이 와해되기를 노리고 있어 한시도 미국에 대한 환상을 가지면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러나 조미수뇌회담 이후 주민들 마음속에는 미국은 원쑤가 아니라 세계 강대국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다”면서 “김정은 원수님이 미국의 대통령을 직접 만나 두 손을 잡은 사진이 노동신문에까지 전해졌는데 이제 와서 반미감정을 강조하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강원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올해는 북남수뇌회담이 세 차례나 진행되고 원수님과 남조선 대통령의 백두산 방문이 크게 보도되면서 남조선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이 주민들속에서 자리잡게 되었다”면서 “국제관광도시로 개발되는 원산 주민들은 남조선과의 경제협력이 현실로 될 것으로 믿기 때문에 미국과 남조선에 대한 적대감이 훨씬 약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때문에 당국이 강원도에서도 원산만 특정지역으로 지정해 전쟁 대피훈련을 진행하고 주민들의 반미감정을 자극한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면서 “원산은 위에서(김정은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지역으로 다른 지역보다 주민들의 사상적 동요를 미리 차단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