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대뉴스⑦] 시동건 남북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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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8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8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진행을 맡은 이예진입니다. 오늘 '10대 뉴스'의 일곱번째 시간은 목용재 기자와 함께 합니다. 목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준비한 자료부터 들어보시겠습니다.

앵커: 2018년은 경색된 남북관계가 상당히 풀어진 한 해였습니다. 비무장지대(DMZ)에서의 시범적인 비무장화 조치가 있었고, 남북 당국 간 공식 소통 통로도 개설됐습니다. 예술, 체육 분야에서의 교류도 진행됐고요. 아무래도 올해 개최된 남북 정상회담이 이같은 남북관계 개선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겠죠?

기자: 네. 2018년 1년 동안 남북 정상회담이 세차례나 열렸습니다. 남북 정상이 이처럼 짧은 기간에 세차례나 만난 사례는 그동안 없었습니다. 남북은 공동선언도 채택했는데요. 여기에 남북관계와 관련된 내용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채택된 판문점선언에는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요구"라는 내용이 첫머리에 명시됐습니다. 9월 채택된 평양선언도 판문점선언을 바탕으로 남북의 교류협력을 증대시킬 것을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9월 평양을 다녀온 뒤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남북관계의 큰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당시 문 대통령의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지난 9월 19일): 3일동안 김정은 위원장과 여러 차례 만나 긴 시간, 많은 대화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었던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남북관계를 크게 진전시키고 두 정상 간 신뢰 구축에도 큰 도움이 된 방문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평양선언의 경우 한국 내에서 법적인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비준 절차도 거쳤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의지가 강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 남북 정상 간의 합의 이행 사항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사례는 무엇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비무장지대(DMZ)의 비무장화 조치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적대적인 남북관계의 상징과도 같았던 곳에서 시범적이지만 실질적인 비무장화 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인데요. 남북 군당국은 공동경비구역(JSA) 내의 초소와 병력, 화기를 철수했고 DMZ 일부 구역 내의 감시초소(GP)에 대한 철수 작업도 완료했습니다. 시범 철수 GP에 대한 남북의 상호 검증 이후, 서주석 국방부 차관의 발표입니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지난 6일): 이번 상호 방문 검증은 군사합의 이행과정에서 구축된 남북 군사당국 간의 신뢰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국제 군비통제 노력에 있어서도 매우 드문 모범사례로서 합의 이행에 대한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앵커: 말로만 비무장지대였던 DMZ 일대가 실제로 비무장지대가 되고 있군요. 그렇다면 남북이 올해 취한 DMZ 비무장화 조치는 어떤 것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기자: JSA의 경우 지난 10월 27일에 지뢰제거, 화기와 병력, 초소 철수가 마무리됐습니다. 이에 대한 검증도 끝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JSA 내 북한 초소 5개와 한국 초소 4개가 폐쇄됐고 남북 경비병력이 비무장 상태로 근무하게 될 신규 초소 4곳이 신설될 예정입니다. DMZ 내 GP의 경우 남북 초소 상호 1km 이내 근접한 각 GP 11개가 시범 철수됐는데요. 해당 초소의 모든 화기와 장비, 근무 인원이 철수됐고 시설물 자체도 완전 파괴됐습니다. 다만 남북은 각 1개의 초소에 대해서는 병력과 장비만 철수하고 원형을 보존해 놓은 상태입니다.

앵커: JSA의 경우 올해 안에 민간인들이 자유롭게 관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목표 아니었나요?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우선 현재로서는 연내 JSA의 자유로운 관광, 왕래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남북 간 경비 인원의 공동근무수칙 합의문이 조율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현재 남북 당국 간 여러 분야에서 활발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남북 당국 간의 가교 역할을 하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있는데요. 개소한 지 벌써 100일이 지났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23일로 개소 100일째를 맞이했습니다. 한국 측 인원은 사무소장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을 비롯해 약 30명입니다. 이들은 개성과 서울을 오가며 근무하고 있는데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는 개소를 앞두고 남북 간의 상시 소통 통로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만큼 의미하는 바가 큰데요. 김형석 통일부 전 차관의 설명 들어보시죠.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 남북이 대화를 할 때 매번 회담을 열 수 없습니다. 그럴 때 사무소는 상시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하나의 통로가 되는 겁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남북이 연결된다는 점이죠.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니까 언제든 필요할 때 만날 수 있습니다.

앵커: 실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 이후 당국 간 회담이 사무소에서 개최되고 있죠?

기자: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9월 14일 사무소가 개소한 뒤 지난 19일까지 약 석달 간 모두 285차례의 회담과 협의가 이곳에서 진행됐습니다. 구체적으론 남북 당국 간 회담이 5차례, 실무협의 5차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장 회의 10차례, 부소장 회의 26차례 등입니다. 이밖에도 남북은 하루 평균 약3번꼴로 대면 접촉을 하고 있고요. 173건의 통지문도 교환했습니다.

앵커: 26일에는 남북 철도, 도로 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이 열렸습니다. 남북 간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면 남북교류에 더 속도가 붙을 것 같은데요.남북 간의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는 시점, 언제라고 예측할 수 있을까요?

기자: 착공식이 열리긴 했지만 남북의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는 시점을 언제라고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착공식의 경우 실제 공사를 시작한다는 의미보다는 이제 곧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착수식에 가깝다는 것이 한국 통일부의 설명입니다. 일단 앞으로 남북이 추가적으로 현장 공동조사와 실태조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한국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실제 공사에 들어가기 전, 설계 작업에만 1년에서 2년이 소요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대북제재 문젠데요. 철도, 도로 연결과 현대화 작업을 위해 북한으로 반입될 자재, 물품 등에 대한 제재 면제 요청을 해야 합니다. 실제 공사를 시작하기까지 먼저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내년 남북교류의 진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앞으로 남북교류를 근본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경제협력밖에 없습니다. 문화와 체육, 사회분야의 교류는 상당 부분 일회성 행사로 끝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데요. 김천식 통일부 전 차관의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문제는 경제교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국제제재가 풀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재가 있는 상황에서 남북이 독자적으로 경제협력을 추진하긴 어렵습니다. 그 문제는 비핵화의 진전과 연계돼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맞습니다. 비핵화와 연계되지 않는 사안은 이산가족상봉,사회, 문화교류 등인데 이에 대해선 관련 사업들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북한의 비핵화 진전 없이는 남북관계, 남북교류의 추가적인 진전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인데요. 내년에 개최될 예정인 미북 간의 비핵화 회담, 그리고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에 따라 남북관계, 남북교류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네 알겠습니다. 목용재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앵커: 자유아시아방송의 2018년 10대 뉴스 7편 시동건 남북교류 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가족 품으로 돌아 온 한국전 미군 유해 편을 보내 드립니다. 많은 청취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