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미북대화 통한 속도감있는 비핵화 진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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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정부가 북한이 핵 관련 정책을 핵무기의 대량생산으로 전환했다는 보도에 대해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을 통해 속도감 있는 비핵화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통일부가 28일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촉구했습니다.

미국의 방송인 NBC가 현지시간으로 지난 27일 “북한이 올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은 것은 관련 정책이 핵연구와 개발에서 (핵무기) 대량생산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라고 보도한 내용에 대해 입장을 내놓은 겁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정보 사항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줄 내용이 없다”면서 미북 비핵화 협상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 : 비핵화 등과 관련해서는 미북 간 협상을 통해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이 속도감 있게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앞서 NBC는 북한이 2020년까지 약 1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이라는 미국 내 전문가들의 전망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방송은 “비핵화 협상 교착과 (핵)실험 중단은 북한이 무기를 증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교착국면에 빠져있는 미북 비핵화 협상이 내년에는 재개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미북 협상 국면이 내년에도 이어지겠지만 실질적인 성과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내년 국제정세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북한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관련된 상징적이고 초보적인 합의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비핵화 없이는 대북제재 완화를 논할 수 없다는 미국과 핵시설과 핵물질 등에 대한 신고를 미루고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북한이 이견을 좁히기는 어렵다는 관측입니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는 보고서에서 “2019년 한 해 동안 미국과 북한은 비핵화 조치와 이에 대한 상응 조치를 둘러싼 협상을 이어가며 갈등을 지속할 것”이라며 “양측 간 핵심 사안에 대한 공감대가 낮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합의를 만들어낼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습니다.

미북이 현재의 관계를 유지할 만한 수준으로 새로운 비핵화 합의를 이룰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또한 외교안보연구소는 현재 비핵화 협상에 임하는 북한의 처지가 이중적이라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협상을 통해 대북제재 완화라는 성과를 달성해도 이로 인해 북한 내부 사회에 어떤 파급효과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재 완화로 북한과 국제사회와의 접촉면이 늘어나면 북한 체제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황일도 국립외교원 교수는 “핵협상이 제재 완화 등의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면 북한 당국으로선 외부 자원의 투입이 불러올 내부적 파급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비사회주의 활동 단속을 강도 높게 전개한 것은 이러한 염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북한이 적절한 속도를 유지하며 협상에 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내년에도 비핵화와 관련된 급진전된 합의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입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도 최근 미국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검증 없는 비핵화를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 비핵화 검증을 약식으로 진행하는 선에서 미북이 외교적 성과를 챙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북한 비핵화가 약식 검증 수준으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설득할 수도 있습니다. (핵)신고, 검증의 기준이 완화된 상황에서 미북 협상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단 미국 내에서 반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 센터장은 이어 “내년에는 전반적으로 미북 협상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 진정성은 내년에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