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문정인 한국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대미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한다면 상당한 악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정인 한국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최근 불거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문 특보는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대미 협상에서 큰 악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정인 한국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 만약 미사일 발사 등을 협상의 레버리지, 지렛대로 사용한다면 그것은 북한에 상당히 악수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은 나비효과와 같이 사소한 것이 큰 재앙을 가져오는 상황은 북한도 좀 피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노이 회담이 결렬됐을 뿐 협상 실패는 아니라면서 사소한 악수 때문에 판 전체가 깨지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 문 특보는 미북 양측이 서로 자제하면서 조심스럽게 물밑 접촉을 시도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추가 비핵화 조치는 핵신고 목록 보다는 핵시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번에 드러났다고 말했습니다.
문 특보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여전히 지키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문정인 한국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 김정은 위원장도 알 것입니다. 지금 미국과 각을 세워서 경제제재가 심화되고 그래서 다시 선군정치로 돌아가야 하는 입장을 김정은 위원장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또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 대미협상 핵심 인사들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회담 결렬이 북한 때문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뿐이라며 이들에 대한 문책 가능성은 낮다고 봤습니다.
한미동맹이 쉽게 해체되거나 단절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견해도 나타냈습니다.
지금까지 만들어놓은 한미동맹의 무게가 크고 제도화가 잘 돼 있는데다 한미동맹 유지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지지가 큰 만큼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관심을 모으는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대북제재가 여전히 유지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북한에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금강산관광 재개 등 ‘답방 선물’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문정인 한국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 지금 현 단계에서 쉽지 않겠죠.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하려고 하면 돌아갈 때 뭔가 가지고 가야 할텐데 한국이 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보고요.
문 특보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너무 늦어지면 협상 동력을 잃을 것으로 우려하면서 미국이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는 것도 어떤 상황에서든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