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 청와대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을 고려하겠다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긴급 기자회견과 관련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미북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청와대는 15일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발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북 간의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도록 한국 정부차원의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이날 핵실험,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조치를 유지할지 여부에 대해 조만간 결정하겠다는 최 부상의 긴급 기자회견 직후 이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한국 정부는 미북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최선희 부상의 발언만으로는 현 상황을 판단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현재 아세안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도 최 부상의 긴급 기자회견 내용을 보고 받았습니다.
문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최 부상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고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최 부상 발언의 의미를 다각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최 부상의 발언과 관련해 북한이 아직 미북 비핵화 협상의 판을 깰 의도가 없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대북제재 완화와 관련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대미 압박을 시도하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관계가 “훌륭하다”고 평가한 최선희 부상의 발언에 주목합니다. 이 발언을 통해 북한이 여전히 대미 협상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의 AP,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최 부상은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에게 돌리면서도 미북 지도자들 간의 관계가 “훌륭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 최선희 부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개인적으로 관계가 좋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정말 대화의 판을 깨려고 했다면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 겁니다.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합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미북 정상회담 이후 ‘흰쌀밥’과 ‘고기국’, ‘비단옷’ 등을 언급하며 경제 발전을 재차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대북제재 완화를 위한 대미협상 국면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최선희 부상의 이번 발언은 미국에 ‘대화의 문턱을 낮추지 않으면 협상판을 깰 것’이라는 메시지 전달이 목적”이라며 “하지만 북한도 대북제재 완화 또는 해제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미국이 현재의 기조를 유지하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최근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복구 움직임이 포착된 것도 이 같은 도발 재개를 위한 준비라는 겁니다.
북한이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재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국과의 협상 국면을 깨지 않을 수준으로 위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미국과의 대화국면이 북한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인공위성을 탑재한 발사체라고 주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의 AP, 러시아의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최 부상은 핵실험,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조치를 유지할지 여부에 대해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결정은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공식 성명으로 발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