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매년 인류 종말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가 올해 자정까지 89초 남은 것으로 설정됐습니다. 지난해보다 1초 앞당겨졌는데, 북한의 핵무기 확대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핵과학자 단체인 ‘핵과학자회’(BAS)가 28일 올해 ‘운명의 날 시계’를 인류 종말 순간인 자정을 기준으로 89초 전으로 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90초 전에서 1초 앞당겨진 것으로, 역대 가장 짧은 시간입니다.
‘운명의 날 시계’는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전문가들이 매년 핵위협, 기후변화 등 전 세계적 위험 요소들을 평가해 조정하는 상징적인 지표입니다.
올해 초침이 더 앞당겨진 이유로 핵무기 위협과 기후변화가 악화하고 있지만, 각국 지도자들이 이를 막기 위한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꼽혔습니다.
특히 BAS는 북한의 핵 개발이 주요 위협 요소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BAS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북한은 약 50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김정은은 최근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목적으로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했으며, 그 대가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지원을 받고 있다는 보고도 나왔다”고 우려했습니다.
또한 “2023년 10월부터 북한의 실험용 경수로가 가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100~150개의 열핵무기를 유지하기 위한 삼중수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만프리트 세티 BAS 이사는 이날 열린 ‘운명의 날 시계’ 발표 행사에서 “북한과 러시아 등이 핵확산에 협력하며 핵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티 이사]북한, 파키스탄, 중국, 그리고 러시아가 핵확산과 관련해 서로 협력하며 핵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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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주요 위협으로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갈등의 확대 가능성, 핵무기 비확산 체제의 약화,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날씨와 정부의 무책임, 생물학적 펜데믹 위험, 인공지능(AI)의 군사적 오용 및 경쟁 등을 꼽았습니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BAS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중국, 러시아와의 핵 군축 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각국 지도자들이 실제 협상에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핵 군축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비핵화를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은데 나는 그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에디텀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