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사이버 위원회 “북, 사이버 공간에서 미국 이익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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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의회 산하 사이버 위원회가 북한이 사이버, 즉 인터넷 가상 공간에서 미국의 이익을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 사이버안보 소위원회는 4일 의회 산하 사이버공간 솔라리움 위원회가 제출한 최종 보고서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위원회는 지난 3월 발표한 180여 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미국에 대한 위협 요소로 북한을 포함한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을 꼽았습니다.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위원회 공동의장인 앵거스 킹(Angus King) 무소속 상원의원(메인)과 마이클 갤러거(Michael Gallagher) 공화당 하원의원(위스콘신), 위원회 소속 위원인 존 잉글리스(John C. "Chris" Inglis) 전 미국 국가안보국(NSA) 부국장은 공동 서면 증언을 통해, 북한과 이란이 사이버 공간을 통해 미국과 동맹국 이익을 공격한다고 적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제재를 회피하고, 고립되고 부패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글로벌 연결성(connectivity)을 이용하고 있다"며 "2017년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이 150개국 30만대 이상의 컴퓨터를 공격하고 영국의 수 많은 병원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켰다"고 구체적인 사례도 제시했습니다.

지난 2017년 북한의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은 기술 지원 서비스가 종료된 구형 컴퓨터 시스템을 감염시켜 사용자의 접근을 제한하고, 제한을 없애려면 사용자가 돈을 지불해야 하는 악성코드 공격입니다.

유럽연합(EU)은 앞서 지난달 30일 북한의 '조선 엑스포 합영회사'에 대해 2017년 워너크라이 악성코드 공격 등 여러 사이버 공격에 재정적,기술적, 물질적 지원을 했다는 이유로 사이버 공격에 대한 첫 제재조치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청문회 공동 서면증언은 "유엔 추정치에 따르면, 북한의 사이버 작전은 정권을 위해 매년 20억 달러의 불법 자금을 벌어 들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갤러거 하원의원은 청문회에 화상으로 출석해, 미국의 중대한 인프라, 즉 기반시설에 대한 악의적 행위자들의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이젠 거의 예상할 수 있는 흔한 일들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갤러거 하원의원: 적국의 사이버 작전은 정교함과 빈도수가 계속 높아지면서 우리의 국가안보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만들고 있습니다.

킹 상원의원도 이날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의 수도·전기·가스(utility) 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매일 3백만 건에 달하고 매일 수십만 건의 사이버 공격이 은행을 겨냥하는 상황에서, 국가적 차원의 충분한 대비가 미흡하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또 적국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방어적 태세보다는 분명한 억지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위원회는 정부 차원의 사이버안보 전략 강화를 위해 '국가 사이버 국장'직과 국무부 '사이버 담당 차관보'직을 신설하고, 의회에도 사이버 안보를 다루는 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한편, 위원회는 지난 3월 제출한 최종 보고서에서 "북한은 사이버 작전을 강압수단 및 사이버 범죄활동을 통한 불법자금 조달의 원천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이러한 (사이버) 작전은 경제제재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북한 지도부에 자금 생명선을 준다"며 "제지를 당하지 않으면 북한은 더 대담해지기만 하면서 핵 야망을 억지하려는 외교적 노력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사이버공간 솔라리움 위원회는 2019년 미국의 국방수권법(NDAA)에 따라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과 정책을 모색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연방 상·하원 의원 4명, 행정부 관리 4명, 민간 전문가 6명 등 총 14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