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역내 동맹국과 대북정책 공조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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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북 간 비핵화 협상 교착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동맹국과의 대북정책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한반도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독립적인 연구기관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8일 '최근 한반도 정세'(Recent Developments on the Korean Peninsula)를 주제로 한 화상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칼 프리도프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 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미북 외교의 현 주소는 그 동안 비핵화 협상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합의에 그 내용이 포함됐는지는 사실상 불투명하다는 겁니다.

프리도프 연구원은 이어 한국 정부가 남북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이 또한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프리도프 연구원: 한국 정부는 계속해서 남북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진전에 대한 높은 기대치는 없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정 박(박정현)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이날 토론회에서 대북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미국과 역내 동맹국 간 북한 정세에 대한 대화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내부 불안정, 외교 사안 등의 문제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 및 협력국 간 긴밀한 논의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며, 미국이 이에 대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그는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사태가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관계를 추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북한 측은 미국의 코로나19 관련 지원 의사에 대해 미온적(lukewarm) 반응을 보이며 대미 관여를 재개하겠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이 근본적인 접근법을 바꾸기 이전에는 비핵화 협상 재개에 큰 관심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오고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제니 타운 미국 스팀슨센터 연구원 겸 '38노스' 편집국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성공적인 대북 공조 및 협력을 위한 중요한 일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동맹국 간 결속 없이는 북한의 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의 공조와 협력 역시 확보하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미북 비핵화 협상에 대해 비현실적인 기대가 있었다며, 북한 비핵화는 대가를 받고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과정'인 만큼 즉각적인 결과를 기대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