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비핵화는 검증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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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북 간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가 이뤄져도 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핵심이라고 미국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이 강조했습니다. 북한 정권에 대한 신뢰 만을 바탕으로 한 합의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31일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와의 공개 대담에서 내달 개최될 가능성이 있는 미북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비핵화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 절차가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 : 이번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가 도출돼도 이러한 합의는 양국 간 신뢰를 근간으로 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그간 여타 국가들의 핵 폐기 과정을 검증한 것과 같이 이번 합의 역시 검증이 가능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핵시설에 대한 국제사회의 사찰과 항시적인 보고가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과거 미국의 클린턴 행정부가 그 당시 북한이 핵무기 하나 또는 두개 정도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한 사실을 몰랐던 점을 상기하면서 2000년 당시 상황이 미국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았고 결국은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갈 수 있었던 의미있는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교 회담장에서 즉흥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승리(victory)를 선언하기 보다는 북한의 입장을 듣고 추후 구체적인 비핵화 실무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이해를 바탕으로 북한 비핵화의 의미있는 진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겁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다루면서 성장해 핵무기에 대한 기술적, 전문적인 지식이 상당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자신이 어떠한 상대와 마주앉는지 정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첨언했습니다.

한편,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30일 미국의 유력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Foreign Affairs) 기고문에서 이번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양국이 서로 다른 출발점에 서 있어 이미 출발선부터 격차(gap)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북한은 체제 보장에 중점을 두고 있어 양국 간 실질적이고 상호 만족스러운 합의를 이루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일 것이라는 겁니다.

또 그는 미국이 현실적으로 이번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라는 명확한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우선 안보적 측면에서 북한 정권에 비핵화에 상응하는 확실한 체제 보장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약속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외교적 측면에선 종전선언과 워싱턴 및 평양에 연락사무소 개설 등을 통해 미북관계 정상화에 대한 진지한 모습을 보이고, 경제적 측면에선 인도적 지원과 비핵화 검증 과정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해제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