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노이 전 미 국방차관 “중국, 북한에 협상장 복귀 압박해야”

0:00 / 0:00

앵커: 미국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미셀 플러노이(Michele Flournoy)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북한을 미국과의 협상장에 복귀하게 하려면 중국의 압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핵외교를 위해 그동안 유예해 온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복원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플러노이 전 차관을 만났습니다.

기자: 북한이 조만간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보십니까? 도발을 한다면 어떤 도발을 할까요?

플러노이 전 차관: 북핵 협상에 진전이 없어 북한의 심각한 도발이 우려됩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협상에서 진전이 없으면 관심을 끌기 위해 도발을 해왔습니다.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할 것 같습니다.

기자: 존 하이튼 미국 합참차장은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신속하게 신형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능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플러노이 전 차관: 북한은 미사일 수와 능력을 꾸준히 늘려왔습니다. 이전 행정부와 현 행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능력입니다. 이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급박함이 커졌지만 북핵 협상은 진전되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하이튼 합참차장은 또 미국의 현 미사일방어체계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공격을 100% 막을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를 어떻게 보십니까?

플러노이 전 차관: 북한이 보유한 대륙간탄도발사 미사일 수가 제한되어 있고 또 미사일 비행궤도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로부터 미국 본토를 방어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중국과 러시아처럼 많은 미사일을 갖고 있는 경우와는 다릅니다. 이 경우에는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 MAD) 전략, 즉 한쪽이 선제적으로 미사일을 쏠 경우 보복 공격으로 상호파괴를 확증해 실제 공격을 억지하는 식으로 합니다.

기자: 북한은 지난해 수차례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했습니다. 북한의 신형 단거리미사일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플러노이 전 차관: 미국은 일본, 한국과 함께 미사일 요격용 미사일인 페트리어트나 사드(Thaad) 추가 배치, 아니면 이지스함 주둔 등 미사일 방어체계 강화 방안에 대해 심도있는 대화를 해야 합니다. 현재 한국의 미사일방어시스템은 미사일 공격목표가 될 만한 대상을 방어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주요 군사시설, 중요한 국가기관 등 북한의 예상 공격대상을 방어하는 것입니다. 의문은 한국이 자체 미사일 방어체계를 미국과 공동으로 개발할 것인가입니다. 두 나라는 정보 등을 공유하고 있는데 한국이 자체 미사일 방어체계를 미국이 한반도에 배치한 미사일방어체계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식으로 개발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입니다.

기자: 과거에 북한이 핵능력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추가 대북 제약(constraint)을 논의하면서 북한에 재관여(reengage)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부연설명을 해주신다면?

플러노이 전 차관: 북한에게 두가지 근본적인 선택이 있다는 것을 알도록 해야 합니다. 미사일과 핵무기를 계속 개발하면서 미국과 유엔의 제재 하에 살 것인지 아니면 핵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비핵화를 통해 관계 정상화, 제재 해제, 국제사회 재진입 등을 할 것인지입니다. 북한은 지금까지 이 두가지를 다 하려고 했습니다. 그들은 최소한의 핵프로그램을 폐기하면서 완전한 제재 해제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문가들간 협상을 통해 이런 복잡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양국 정상이 일년에 한두번 만나서 하는 것이 아니라 양측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협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이것은 미북 간의 문제가 아니라 전쟁을 원하지 않는 이 지역 모든 국가들, 특히, 북한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유일한 나라인 중국 및 일본, 한국 등의 관여가 매우 중요합니다.

기자: 하지만 북한은 미국이 이른바 '대북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기 전에는 협상을 하지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북한이 문제삼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은 한미연합훈련, 최신예F-35 전투기 등 미국 최신무기의 한국 반입 등입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플러노이 전 차관: 북한이 계속 미국과 미국의 동맹에 위협이 되는 한 우리는 동맹을 방어하기 준비를 지속할 것입니다. 그들은 계속 미사일 능력을 개발하면서 우리에게 한미연합훈련과 같은 방어조치를 하지 말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미국이이런 방어적 조치를 줄이길 바란다면 그들 역시 한국에 대한 위협을 줄여야 할 것입니다.

기자: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지난 2년동안 북핵외교 지원을 위해 유예 혹은 중단되었습니다. 이것이 한미 양국군의 군사적 준비태세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십니까? 북핵외교에 도움이 되었다고 보십니까?

플러노이 전 차관: 이것은 협상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솔직히 북한은 이를 이용하지 못했습니다. 북한은 그 대가로 미국에 준 것이 없습니다. 북한이 진지하게 협상장에 나오지 않으면 우리의 방어적 훈련을 계속 제약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미국은 북한에 협상을 거듭 촉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폐기할 의사가 있다고 보십니까?

플러노이 전 차관: 저는 김정은은 물론 그의 아버지 및 그의 할아버지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가졌다고 본 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이 핵프로그램을 정권 유지와 통치의 수단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중국이 북핵문제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중국이 북한 측에 협상장에 가서 진지하게 협상하라고 압박하지 않으면 북한이 협상장에 나오도록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우리는 중국과 함께 한반도 긴장완화 등으로 협력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과 함께 북한이 협상장에 나오도록 압박할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개발할 것이라고 말하는 '전략무기'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플러노이 전 차관: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이것을 두고 전략무기라고 말합니다. 북한은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를 소형화해서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자: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에 대한 핵억지력을 위해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반대하십니까?

플러노이 전 차관: 반대합니다.북한에 대한 핵억지력은 미국 핵우산으로 한다는 것이 그동안 미국 행정부의 분명한 입장입니다.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하면 다른 나라도 따라할 것입니다.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도 반대합니다. 핵에 대한 전략적 억지는 미국 ICBM 미사일과 전략폭격기 등으로 하는 핵우산으로 가능합니다. 한국에 핵을 재배치하면 북한 뿐 아니라 중국 등 다른 나라와 긴장만 고조됩니다. 미국 정가에서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앵커: 미셀 플러노이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으로부터 최근 우려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정체된 미북 협상에 대한 견해를 이상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