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앞으로 북한의 화학무기 폐기 과정은 과거 시리아 사례보다 더 복잡하고 국제사회의 더 많은 사전 준비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 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19일 개최된 국제사회의 화학무기 억제 관련 토론회(‘Restoring Restraint: Enforcing Accountability for Users of Chemical Weapons’)에서 아흐메트 우줌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사무총장은 향후 북한의 화학무기 폐기와 관련해 지금 당장은 이에 대한 로드맵, 즉 청사진을 명확하게 제시하기는 어렵겠지만 시리아 사례보다 더 많은 사전준비를 필요로 하는 힘든 작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특히 시리아 사례에서 시리아 당국이 신고한 화학물질 보유량과 (신고에서 누락된) 실제 보유량이 일치하지 않았던 점을 지적하면서, 향후 북한의 화학무기 폐기 과정에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우줌추 사무총장 : 시리아 사례와 마찬가지로 북한으로 하여금 화학무기와 관련된 모든 것을 신고하도록 하는 기술적인 부분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는 북한의 화학무기 폐기가 추진되기 이전에 우리 측의 더 많은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일림 포블레티 미국 국무부 군축∙검증∙이행 담당 차관보는 국무부 등 미국 정부는 그간 북한이 생화학무기와 관련해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적시한 수많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면서, 북한은 우선적으로 이러한 결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포블레티 차관보는 미국 정부가 이라크와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시리아 등 이전 사례들에 대한 평가를 이미 마쳤으며, 각 사례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향후 북한의 핵무기 및 생화학무기 폐기 과정에서 이전의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포블레티 차관보 : 우리(미국)는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신고 과정에서 나타났던 틈(gap)과 결점(deficiency)을 논의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의 비핵화 검증 과정에 대한 논의에서 중심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 당국의 신고 자체를 검증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출발선부터 검증을 추구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포블레티 차관보는 미국의 대북정책은 6∙12 미북 정상회담 전후를 비교했을 때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