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에 대한 일본 측의 수출통제 강화 조치와 한국 측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이른바 '지소미아'의 종료 결정 등으로 최근 고조된 양국 간 갈등은 북한과 중국 등 경쟁 국가들에만 이득이 된다고 미국 국방부 고위관리가 지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랜달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 차관보는 28일 미국은 한국이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 즉 지소미아(GSOMIA)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한국 정부에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했다고 재차 밝혔습니다.
슈라이버 차관보 : (한일 양국 간) 역사적 분쟁과 반감, 정치적 이견은 중요한 군사·안보 협력과는 분리되어야만 합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이날 미국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한·미·일 삼각 방위 협력의 중요성(The Importance of US-Japan-Korea Trilateral Defense Cooperation)’에 관한 토론회에서 이 같이 강조했습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이어 한국 문재인 행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한미일 3국이 동북아시아에서 당면한 도전과제들에 대한 심각한 오판(serious misapprehension)을 반영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며, 한일 양국이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습니다.
슈라이버 차관보 : 한일 간 반목(feud)에서 승자는 우리의 경쟁 상대들뿐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북한·중국·러시아로부터의 공통된 도전에 직면해 (지소미아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지난달 중국과 러시아의 폭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 즉 카디즈(KADIZ)에 무단 침입한 사건을 봐도 일본의 수출통제강화 조치 등 무역과 경제 분쟁에 대한 한국의 불만(frustration)에서 비롯된 지소미아 종료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슈라이버 차관보는 강조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의 사회를 맡은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일 양국 간의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한 한미일 고위급 대화가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빅터 차 석좌 : 일본 정부가 한미일 고위급 3자 대화에 열린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미일 공동 성명을 내놓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정치적인 면에서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서로 만나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무급에서만이 아니라, 부장관급과 같은 상당히 고위급 만남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유일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입니다. (I think it's important for the government of Japan to be open to high-level bilateral meetings …But practically at the policy level, the only way we're going to start making progress is everybody has to start meeting again. Not just at the working level, but at a fairly high level, deputy secretary level. That's the only way to make progress in terms of moving forward.)
미국 민주주의 수호재단(FDD)의 데이빗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 청중으로 참석한 후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만나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지소미아 등 군사문제뿐 아니라 경제와 무역 등 모든 분야에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대화하길 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 미국은 한일 양국이 모든 분야에서 대화하길 원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정치와 경제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이날 슈라이버 차관보는 자신의 전문 분야인 군사·국방 차원에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관한 미국의 실망감과 한국의 재고를 촉구했지만, 미국은 한일 간 수출 통제 강화 조치와 역사적 갈등 등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