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의 테렌스 로리그(Terence Roehrig) 미 해군대학 교수는 미북 협상에서 북한이 미국 측에 한국에 대한 핵우산 제거를 요청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25일 미국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로리그 교수는 미북 협상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는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리그 교수는 북한이 아직까지 자신들이 원하는 비핵화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적은 없지만 한국 내 주한미군의 핵우산 제거를 원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로리그 교수 : 가장 쟁점이 되는 문제 중 하나는 양국이 비핵화에 대해 같은 정의를 내리는가 입니다. 미국 입장에서 비핵화는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그들의 핵 능력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아마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거를 비핵화라고 가정할 것입니다. (One of the fundamental questions here is 'do both sides have same definition of what denuclearization means?'. From U.S perspective, does that mean North Korea gives up its nuclear capability in complete, verifiable manner? Or does North Korea also assume that means perhaps the withdrawal of nuclear umbrella?)
특히 판문점 선언 제3조 4항에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고 명시한 점으로 미루어 북한은 한국 내 미국의 핵 능력을 함께 제거하는 것을 비핵화로 규정하고 있다는 게 일각의 분석입니다.
로리그 교수는 현재 누구도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의 정의를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대화(dialogue)를 통해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북 협상 과정에서 핵우산 제거 문제를 미리 협상 의제로 올려 놓을 필요는 없지만 결국 논의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의중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로리그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로리그 교수 : 핵우산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완전히 확신하지 못하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그렇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북한이 뜻하는 비핵화는 무엇인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아는 것은 필수입니다.
그는 이어 한국에 대한 핵우산 제거가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또한 북한에 핵우산 제거를 증명할 수 있는 방식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면서도 이는 어려운 과제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로리그 교수는 중국, 러시아 등과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제, 지정학적 상황 때문에 한국이 미국의 핵우산 대신 자체적인 핵 능력을 키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향후 집권하는 정권에 따라 기조가 바뀔 수는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