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지구권타격사령관, 한반도 핵확장억지력 제공의지 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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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전략폭격기를 운영하는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ir Force Global Strike Command)의 마크 웨더링턴(Mark Weatherington) 사령관은 한반도에 핵확장억지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6월 지구권타격사령부 사령관으로 취임한 웨더링턴 사령관은 31일 미국 미첼항공우주연구소가 주최한 핵억지 관련 화상회의에서 B-1, B-52 등 미국 전략폭격기의 현대화 현황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웨더링턴 사령관은 이날 최근 B-1 전략폭격기들이 한반도 인근을 비행하고 있는 데 전략폭격기를 통한 미국의 한반도 핵확장억지 전략이 무엇이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핵확장억지는 동맹들과 동반자국가들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웨더링턴 사령관: 동맹들과 동반자 국가들을 안보위협으로부터 안심시키고 광범위한 무기경쟁이나 대량살상무기(WMD) 능력 확산을 저지하는 방법으로 미국의 핵억지력을 제공하는 겁니다. 우리는 (한반도에) 가서 (한국을) 지지하며 핵확장억지력을 제공할 것입니다. (We have still got to be there to back them up and provide that extended deterrence capability.)

핵확장억지(nuclear extended deterrence)는 미국의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으면 미국 본토가 공격받았을 때와 같은 수준의 전력으로 응징 타격한다는 개념입니다. 이를 통해 동맹국에 대한 적들의 핵공격을 억지하는 것입니다.

'핵우산'(nuclear umbrella)과 비슷한 개념인데 핵우산이 포괄적이고 정치적 개념이라면 이를 보다 군사 전략적 차원에서 구체화한 것이 '핵확장억지'입니다.

미국은 B-1, B-2, B-52와 같은 전략폭격기, 지상기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이른바 '3대 핵전략 체계'(nuclear triad system)로 핵확장억지력을 동맹국들에게 제공해왔습니다.

아울러 웨더링턴 사령관은 이날 미국령 괌에 있던 B-52 전략폭격기 5대가 지난 4월 미국 본토로 배치된 후 주목되고 있는 '역동적 병력 활용'(Dynamic Force employment)에 대해 밝혔습니다.

그는 역동적 병력 활용은 미국 병력 이동을 미군 측에는 예측가능하지만 적들에게는 예측 불가능하게 해서 적들에게 새로운 도전(challenge)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군 전폭기들이 한곳에 머물러있지 않고 작전을 펼치면 적들은 이를 대응하기가 어려워지고 미군은 이를 통해 좀 더 민첩해지고 유연하게 병력을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게 웨더링턴 사령관의 설명입니다.

앞서 미 공군지구권타격사령부는 지난 4월, 과거 16년 동안 미국령 괌 섬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됐던 5대의 B-52 전략폭격기를 미국 본토로 재배치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사령부는 이번 재배치는 '역동적인 병력 활용' 차원에서 전략폭격기를 미 본토에 상시로 두면서 더 넒은 범위의 해외지역에서 필요할 때 더 나은 복원력으로 운용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역동적인 병력 활용' 개념은 2018년 미국의 국방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미국의 잠재적 적들이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병력이 어디 혹은 언제 배치될 것인지 예측할 수 없도록 하는 전략입니다.

한편, 미국 전략폭격기 B-1 6대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된 지난 8월 17일과 18일 한반도 근해를 비행했습니다.

B-1 전략폭격기는 백조를 연상하는 모습 때문에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데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입니다. 재급유 없이 대륙 간 비행을 할 수 있으며 전 세계에서 미사일 적재량이 가장 많은 폭격기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