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김정은과 조건 없는 대화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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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일 자에 실린 산케이신문과의 회견에서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보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국제사회와의 연대와 동시에 일본이 주체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북일 간 상호 불신의 껍질을 깨기 위해선 김 위원장과 직접 마주 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또 5명의 납치피해자가 귀국한 이후 추가로 1명의 귀국도 실현되지 않았다며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처음부터 대응해 온 정치인으로서 매우 통한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본인 납치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우선 북일 평양선언에 따라 국교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지난달 27일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50분간 납치 문제 등을 얘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3월 납치피해자 가족을 만난 자리에서도 “다음에는 김 위원장과 마주 봐야 한다”며 북일 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보인 바 있습니다.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최근 아베 총리의 발언과 관련해 한국 내 전문가들은 일본이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되는 것을 우려해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명분으로 북한과 대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박종철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 북한이 미국, 한국과의 관계를 진전시켰을 때 일본만 소외됐거든요. 한반도 문제에서 일본의 입지가 약화되는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해 일본의 소외를 극복하려는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들은 2일 미국 정치권의 지원을 호소하기 위해 미국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번 방미단에는 실종 당시 13세였던 요코타 메구미의 동생인 요코타 타쿠야 피해자가족회 사무국장과 실종 당시 22세인 다구치 야에코의 큰 아들인 이즈카 코이치로 씨가 포함됐습니다.

일본 외무성 자료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확인한 북한에 의한 납치피해자 수는 17명입니다.

이 가운데 지난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일시귀환 형태로 귀국한 5명을 제외하고 12명이 북한에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12명 중 8명은 사망하고 나머지 4명은 북한에 입국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