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사임 후 한미일 대북 공조 큰 변화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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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사임이 북한을 둘러싸고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의를 밝히면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실현하지 못한 것이 원통하다'고 표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가 사임해도 그동안 삐걱대던 북일관계 및 한미일 3국의 대북 공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 카네기국제평화재단(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의 제임스 쇼프(James​ L. Schoff) 선임연구원은 28일 전자우편을 통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과 관련된 일본 정책 또는 미국과 일본간의 정책 조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소원한 상태인 한일관계가 개선된다면 일본이 남북한과 직접 접촉함으로써 좀 더 융통성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하지만 북한은 어쨌든 한국과의 협력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여서 한일관계 개선이 큰 차이를 만들지는 모르겠다"며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북한에 대한 세나라의 공조체계가 더 강화될 수도, 또 약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러시아 출신 안드레이 란코프 한국 국민대 교수는 같은 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일본 총리가 바뀌더라도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를 이행해야 할 일본이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을 위해 경제적 보상을 할 리 없다는 것을 북한도 알기 때문에 북일간 관계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란코프 교수: 일본은 (북한과) 타협할 의지가 있다고 해도 사실상 북한측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보상인데 (일본은) 돈을 주지는 못할 겁니다. 그것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 보면, 일본과의 지금 회담을 하는 것은 시간낭비와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일본 전문가 쉴라 스미스(Sheila A. Smith) 선임연구원은 이날 전자우편으로 자유아시아방송에 "아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맺어 왔기 때문에 대북 정책 조율에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을 도와 미국의 정책 결정의 중요한 순간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그의 후임자는 일본의 이해관계를 미국에 전달하기에 그리 좋은 위치에 있지 않을 수도 있고, 또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이것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아베 일본 총리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이념적 차이 때문에 한미일 3국의 대북정책 조정이 한동안 어려웠던게 사실이지만 이제는 중국의 야심에 세 나라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일본 지도부의 전환이 비핵화에 대한 일본의 강한 열망이나 대북 제재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면서 "누가 아베의 뒤를 잇더라도 그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아베 총리의 사임이 한미일 3국의 대북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의 논평 요청에 28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