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미국인, ‘대통령 경보’에 북한 공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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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인터넷 사회관계망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는 지난 3일 미국 내 모든 손전화로 발송된 '대통령 경보'에 놀란 미국인들의 반응이 폭주했습니다. 이 중 경보를 보고 북한의 공격을 받은 줄 알았다며 우려하는 미국인들의 반응도 눈에 띄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3일 오후 심각한 전국적 재난이 발생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미국 전체 국민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이를 알리는 ‘대통령 경보’(Presidential alert)를 시험 발송했습니다.

문자에는 이 경보가 국가 무선 재난 시스템 경보 시험이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THIS IS A TEST of the National Wireless Emergency Alert System. No action is needed.)

그러나 최초로 시행되는 ‘대통령 경보’에 대한 시험 발송 소식을 전혀 알지 못했던 미국인들은 당장 북한의 공격이 시작된 줄 알고 놀랐다는 반응들을 나타냈습니다.

이 중에는 “방금 대통령 경보를 받았는데 북한이 우리를 핵 공격하는 것이냐”(I just got a presidential alert on my phone. Is North Korea nuking us?), “수업 중 경보가 울리자 선생님은 ‘북한이 우리를 공격하는 것’이나며 소리쳤다”(When the Presidential Alert goes off in class and the teacher yells "Is it North Korea bombing us?")와 같이 경보를 북한의 공격으로 우려하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에게 “북한이 곧 폭격을 가할 것’이란 문자를 보내기 위해 무선 재난 경보 시스템을 시험하는 것”(Trump wanted to test the Wireless Emergency Alert System because he’s getting ready to send us the “North Korea is about to bomb us” text), “모두가 대통령 경보에 대해 나쁘게 말하지만 나는 북한이 마침내 핵 공격을 하면 미리 알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괜찮다고 생각한다”(Everyone is saying bad like "why do we need a presidential alert" and I'm like why shouldn't we have one? I feel safer knowing that when North Korea finally decides to nuke us, I'll at least have a heads up.) 등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이러한 경보 제도를 운용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북한이 더 이상 미사일, 핵 시험을 하지 않아 미국이 예전보다 훨씬 안전해졌으며 북한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일부 미국인들은 여전히 북한의 위협을 크게 느끼고 있음을 나타낸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1월에는 탄도미사일이 하와이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는 잘못된 경보가 휴대전화를 통해 실수로 발송돼 하와이 섬 전체가 완전히 공황 상태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선임 연구원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매우 낮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통해 자주 비쳐지는 북한의 핵 위협 모습 때문에 미국인들은 북한을 실제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엄 연구원 : 북한이 곧 핵 공격을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중들은 그런 식으로 보기 쉽습니다. 그들은 언론에서 북한을 묘사하는 방식에 영향을 받는 것입니다. (I don't think North Korea is going to be launching nuclear attack any soon. But it's easy for the U.S public to see that way. They are persuaded by how the media portrays North Korea.)

실제로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한달 후인 7월 중순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26%가 북한을 ‘즉각적인 위협’(an immediate threat), 58%가 ‘장기적 위협’(long-term threat)으로 느끼는 등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북한을 위협적인 존재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