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튼 “웡 부대표, 유엔서 ‘대북제재’관련 역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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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가 유엔 특별정무 차석대사에 임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각에서는 국무부 내 대북 핵심 직책의 공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비핵화 대화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예견된 인사 이동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마크 램버트(Mark Lambert)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사(Special Envoy for North Korea)가 지난달 초 유엔 ‘다자간 연대’ 특사로 임명된 데 이어, 웡 특별부대표(Deputy Special Representative for North Korea)가 유엔 대사급 직책인 특별 정무 차석대사로 임명됐다고 11일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수전 손튼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대행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웡 부대표가 조만간 쉽게 재개될 것 같지 않은 북한과의 협상에 매달려 있도록 할 여력이 없었을 것이라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손튼 전 차관보 대행은 그러면서 현재 미국의 대북 정책이 제재 이행에 방점을 두고 있는 가운데 웡 부대표가 제재 문제가 다뤄지는 유엔에서 새 직책을 맡아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 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조너선 코언 유엔 차석대사가 유엔주재 미국대사 대행을 거쳐 지난해 11월 이집트 주재 미국대사로 파견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웡 부대표가 공석인 차석대사직을 맡아 그의 능력을 발휘하길 원했을 것이라고 손튼 전 차관보 대행은 평가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 조정관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램버트 특사나 웡 부대표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로 가길 원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 미국이 협상 재개 의지를 수 차례 밝혔음에도 북한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특별히 할 일이 많지 않은 국무부 내 북한팀 관리들은 다른 임무를 원했을 것입니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거부한 데 따른 당연한 결과로 봅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도 미국의 관리들의 인사 이동이 특별할 것은 없지만, 미국이 북한과 심각한 외교적 협상에 나서 있다면 한동안 램버트 특사나 웡 부대표의 역할에 변동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가 끝난 후 신년사를 대신한 연설에서 미국과의 외교적인 핵 합의 과정은 끝났다는 것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적어도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는 북한과의 협상보다는 북한의 도발 자제에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라고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주장했습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 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국무부 고위 관리들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이 없는 직책으로 이동하는 것은 ‘가까운 미래에 북한의 비핵화는 없다(For the foreseeable future, denuclearization is dead)’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 미국은 전략적 무기와 핵과 미사일 시험유예 중단 등에 대해 관심을 가졌지만 사실상 전원회의 후 김 위원장의 7시간 여에 걸친 연설은 미국의 적대정책이 계속될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을 단속하는 내용이 90퍼센트 가량이었습니다.

매닝 선임 연구원은 전원회의 후 김 위원장의 연설은 북한이 사실상 핵 보유국의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대화에 복귀할 의사를 밝힌다면 웡 부대표 등이 대화에 개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