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8개월만에 새 주북 대사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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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리아가 8개월 만에 새 주북 대사를 임명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2년 이상 국경을 봉쇄했던 북한이 외국 대사관 관리들의 입국을 허가할지 주목됩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시리아 정부는 이달 초 성명을 내고 지난 8일 쿠사이 타벳 무스타파(Qusay Thabet Mustafa)를 새 북한 대사로 임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코로나 방역 조치로 북한 주재 외국 대사관들이 대다수 철수하면서 지난 3월 탐맘 술레이만 북한 주재 시리아 대사도 북한을 떠난 지 8개월만의 발표입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William Brown) 미 메릴랜드대 교수는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시리아 주북 대사가 임명된 것을 계기로 북한이 조심스레 국경을 개방하려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브라운 교수 :북중 무역이 증가하고 있고 현재 북러 간의 활동을 지켜봤을 때 북한이 매우 천천히, 조심스럽게 (국경을) 개방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같은 노력은 시리아와 다른 대사관 관리들을 다시 북한에 돌아오도록 할 것 같습니다.

북한의 코로나 상황과 관련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북한은 자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시리아 등으로부터 대사 등 외교관들의 입국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종료되거나 러시아에 불리한 상황이 초래됐을 상황을 고려해 시리아 등의 국가들과의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국가의 체면(reputation)을 지키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라운 교수 :북한은 사실 난처한 입장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시리아 등 소수 국가를 제외하고 전 세계가 러시아를 등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북한이 러시아와 너무 많이 가까워지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인 정책일 수 있습니다.

아울러 브라운 교수는 약 20년 전부터 북한이 시리아에 플루토늄 원자로를 건설하려고 하는 등 양국은 핵문제에 관해 협력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과 시리아는 강력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며 “최근에 이러한 관계를 활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오히려 흥미로운데, 아마 (이번 대사 임명으로) 다시 뭔가를 도모하려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연구기관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같은 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최근 러시아와 무역을 재개하는 등 국경 통제를 일부 정상화하려는 징후를 보였지만, 국경을 여는 과정의 일부라기보다는 전략적 우방국과의 소통을 개선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북한 주재 외국 대사관은 모두 25개이지만, 코로나 사태로 국경이 봉쇄된 이후 중국과 러시아, 몽골 등 8개 국가만이 대사관을 유지하고 있고 이들도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