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용 ‘반미’ 영상에 트럼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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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반공화국 모략책동을 짓부시자'는 내용으로 제작한 주민 대상 강연 영상물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등장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물 음성: 어제도 승냥이, 오늘도 승냥이 그대로인 날강도 미제와 계급적 원쑤들이 오늘도 그날의 피바다를 이 땅에 기어이 재현시켜 보려고 피눈이 되어 날뛰고 있으니,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날에 빼들었던 각종 살육수단들과 살인흉기들이 영화와 출판선전물, 미신과 마약을 비롯한 달콤하고 향기로운 외피를 쓴 것뿐이니...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20일 "최근 당국이 반공화국 모략책동을 짓부시자는 내용의 30분짜리 영상 녹화물로 강연을 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그 영상에 전 미국대통령(도널드 트럼프 전)의 사진을 올려 충격을 받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당의 정기 강연회가 녹음녹화물 영상을 시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번 주 강연은 미제국주의에 대한 환상은 곧 자멸이며 죽음이라는 내용의 녹음녹화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공개된 녹음녹화물의 제목은 '반공화국 모략책동의 길잡이'였다"면서 "그런데 이번 강연 녹화물은 (과거) 원수님과 손을 잡고 조-미 정상회담을 한 미국의 트럼프 (전)대통령의 사진을 표제로 하여 미국을 강력 규탄하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강연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적들의 집요한 반공화국 모략책동 전략에 절대로 말려들지 말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라면서 "적(미제)들이 우리(북한)공화국을 내부로부터 무너뜨리기 위해 퍼뜨리는 불순녹음녹화물, 반동적인 출판물, 마약, 종교, 미신 등에 경각심을 높일 것을 당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한때 원수님(김정은)과 미국 대통령이 만나 손을 맞잡은 것을 대단한 일처럼 떠들지 않았냐'는 분위기"라면서 "그러던 당국이 이제는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반공화국 모략책동전략의 표제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23일 "요즘 당에서 반공화국 모략책동을 짓부시자는 내용의 녹화물을 주민들에게 시청하게 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녹화영상에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올리고 어제도, 오늘도 변하지 않는 승냥이(이리)로 표현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 원수님(김정은)이 (싱가포르 등에서) 미국 대통령과 만나 손을 맞잡고 웃으며 회담한 것은 뭐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당시에는 초강국인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을 두고 원수님의 대단한 위상으로 선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요즘 당에서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반공화국 모략책동 전략을 짓부시자는 내용의 강연녹화물에 등장시키며 비난하고 있다"면서 "이는 주민 강연을 통해 미국에 대한 절대적인 적개심과 혐오감을 주입시키려는 당국의 의도"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대부분(주민들은) 미국이 우리(북한) 공화국을 내부로부터 와해시키기 위해 반공화국 모략책동 전략에 나섰다는 당국의 선전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분위기"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