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민들 사이에 반중 분위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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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정권수립기념일 70돌을 앞두고 중국 시진핑주석의 방북설이 평양시민들 사이에 번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평양 지식인들과 일부 시민들속에서 중국에 대한 반감이 일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시에 사사여행 나온 평양시의 한 주민은 20일 “지금 평양시에서는 공화국창건 9.9절을 맞으며 여러 정치행사가 준비되고 있는데 그 행사에 중국 시진핑주석이 초청되어 참석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면서 “이 때문인지 평양시민들 속에서 그동안 잠잠했던 반중분위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그동안 피로 맺은 혈맹을 운운하면서 조선과의 관계를 강조하던 중국 지도부가 유엔의 제재에 적극 동참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는지 잘 알지 않느냐”면서 “우리가 남북관계를 정상화 하고 조-미 관계가 급진전되는 싯점에서 중국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서 친근하게 구는 것은 속이 뻔히 보이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올해 들어 조중수반들이 연이어 만나더니 피로써 맺어진 순치관계라는 선전이 연일 나오고 있지만 평양사람들은 우리나라가 또 중국의 손탁(손바닥)에 놀아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9.9절에 시진핑주석이 방문한다는 소식에 평양사람들은 중국이 조선이라는 나라를 속국 취급하면서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평양시민들 속에서 반중감정이 수그러들지 않고 문제가 되자 중앙에서는 지난 4월부터 중국을 비하하거나 모욕하는 발언을 하지 말라는 인민반강연회를 진행했지만 평양시민들의 반중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다롄에 주재하는 한 북한무역대표는 “지금 평양의 지식인들은 중국이 우리나라에 큰 투자를 계획하는 속내는 우리나라의 자원을 통째로 가져가려는 타산이 우선이며, 또 날로 개선되는 조미관계를 이간시키려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며 “오히려 중국의 지도부를 비호하고 무조건 복종하는 중앙(김정은)의 처신을 사대주의로 비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은 절대로 조선편이 아니며 그렇다고 조선이라는 나라를 버리지도 못하는 택간이(이중인격자)”라며 “지금까지 우리는 중국현장에서 무역을 경험하면서 중국이 어떤 나라인지 절실하게 체험해 보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명절 때마다 평양에 돌아가 며칠 지내다 보면 평양시민들의 반중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반면 원수로 여기던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서서히 높아지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며 “평양시민들뿐 아니라 지방의 잘나가는 돈주들도 술자리에 모이면 현재 미국 대통령이 돈을 많이 번 기업가 출신이라 조미관계를 좋게 해결하려고 나선 것 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