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은 반미투쟁 분위기를 크게 조성할 데 대한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주민들을 동원해 6.25 전쟁기념 반미 군중집회를 대규모로 조직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혜산운동장에서 25일 진행된 “6.25 전쟁” 기념 반미 군중 집회와 관련해 복수의 북한 양강도 소식통들은 “소학교(초등) 어린 학생들부터 전쟁 노병에 이르기까지 걸을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동원되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5일 “오늘 진행된 6.25 전쟁기념 반미 군중집회는 내가 살아오면서 보아 온 그 어떤 군중집회보다 규모가 컸다”며 “오전 8시, 8만명의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혜산운동장에서 4시간 동안이나 군중집회가 진행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군중집회 뒤끝인 12시부터는 행사에 참가했던 주민들이 반미구호를 외치며 연봉동과 마산동, 검산동까지 세 방향으로 나뉘어 군중 시위에 참가했다”며 “오후 3시부터는 혜산영화관에서 청년동맹과 여맹원들이 참가한 ‘전쟁 노병 상봉모임’이 진행되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혜산시 인구가 25만명이라고 하는데 주변 농촌과 광산을 제외하고, 돌격대와 농촌지원자들, 주변 군부대에 소속된 사람들까지 제외하면 실질적인 인구는 14만명 정도에 불과하다”며 “그 중에서 8만명이 동원된 행사는 혜산시가 생겨난 이래 오늘이 처음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소식통은 "이번 6.25 전쟁 관련 행사는 오늘 하루만 진행된 것이 아니라 청년동맹과 여성동맹을 시작으로 지난 23일부터 연일 진행되고 있다"며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연 3일 이상 진행되는 행사 또한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관련기사)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5일 “오늘 오전 8시부터 전국의 각 시, 군에서 ‘6.25 전쟁기념’ 반미 군중집회가 동시에 진행되었다”며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행사로는 역대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의 군중집회는 김정은의 6월 13일 지시에 따라 전국적인 범위에서 6월 16일부터 준비되었다”며 “’6.25-7.27 반미투쟁월간’을 맞으며 국가적으로 반미투쟁 분위기를 크게 조성하고 6.25 관련 행사를 다양하게 조직하라는 것이 김정은의 6월 13일 지시”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오늘(25일) 진행된 반미 군중집회를 위해 혜산시의 각 기관, 기업소, 인민반과 교육부문에서 반미 구호가 새겨진 깃발과 구호판 수만 개를 만들어야 했다”며 “여기에 든 천과 판자, 도색재의 값만 따져도 전국적으로 엄청난 비용일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앞으로 전승기념일인 7월 27일까지 당, 근로단체 별로 6.25 전쟁 관련 이야기 모임, 영화관람 학습, 반간첩투쟁전시관과 계급교양관 참관이 연이어 진행된다”며 “교육부문에서는 6.25 전쟁과 관련된 글짓기 경연, 미술작품 경연도 진행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에는 청년동맹과 여성동맹이 참가한 가운데 혜산광장에서 저녁 6시부터 7시까지 한 시간 동안 6.25 전쟁기념 반미 군중집회가 진행되었다”면서 “그런데 올해는 반미 군중집회의 시간과 규모가 크게 늘어나 주민들이 상당히 놀라는 모습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의 불만도 끊이질 않았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국가 핵무력이 완성되면 우리 인민의 앞길에 꽃 길만 펼쳐지고, 우리 인민의 미래에 순풍만 불게 된다는 것이 중앙당 선전선동부의 강연이었다”며 “그러나 국가 핵무력이 완성됐다는 지금은 미제의 핵전쟁 도발책동을 운운하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원성”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양성원, 웹팀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