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북 무기 제공에 감사”…동영상 공개

러시아 군인이 북한의 무기 제공에 감사인사를 전하는 텔레그램 게시물 캡쳐.   /Telegram,  дневник десантник
러시아 군인이 북한의 무기 제공에 감사인사를 전하는 텔레그램 게시물 캡쳐. /Telegram, дневник десантник (/Telegram, дневник десантни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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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 거래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무기를 지원한 북한에 대한 감사 인사를 담은 동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11월 12일) 사회연결망 서비스 ‘텔레그램’(Telegram)에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군의 북한제 무기 사용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북부 전선에 주둔한 러시아군이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 이 채널(дневник десантника)에 올라온 게시물에는 동영상과 함께 러시아어로 “북한 동지들이 친절하게 제공한 다중로켓 발사기(MRL) 사거리 연장포탄이 NVO 구역에 도착했습니다!”라고 적혀있습니다. (В зону СВО прибыли снаряды повышенной дальности к РСЗО Град, которые любезно предоставили наши северо-корейские товарищи!)

동영상에서는 한 러시아 군인이 로켓 더미 앞에서 북한이 보내준 무기에 감사하다고 말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러시아군 “북 무기 제공에 감사” 동영상 러시아군 “북 무기 제공에 감사” 동영상

이에 대해 미국의 군사 전문가인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대표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러한 다중로켓 발사기는 어디에나 있기 때문에 북한이 탄약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 무기는 매우 흔하고 우크라이나의 전술적 목표물에 대한 간접 사격에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러시아는 탄약 재고를 빠르게 소진하고 있으므로 북한으로부터 재보급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These MRLs are ubiquitous so it very likely north Korea has provided ammunition for them. Since the weapons are so common and so heavily used for indirect fire against tactical Ukrainian targets the Russians are likely going through their ammunition stocks rapidly and thus need resupply from north Korea.)

‘워 누아르’(War Noir)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군사 전문 블로거도 최근 자신의 사회연결망 서비스 X계정을 통해 이 러시아 군인 뒤에 쌓여 있는 무기가 “F-122 신관이 장착된 희귀한 R-122 HE-FRAG 로켓으로 보인다”며 “이는 북한에서 생산 및 공급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The rockets appear to be rare R-122 HE-FRAG rockets with F-122 fuzes. These are produced and supplied #NorthKorea/#DPRK)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한 정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지난 10월에는 우크라이나의 무기 분석 그룹 ‘우크라이나 무기 추적’(Ukraine Weapons Tracker)이 사회연결망 서비스 X 계정을 통해 러시아군이 북한제 포탄을 사용하고 있는 정황이 담긴 사진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북한에서 생산된 탄약이 러시아군의 손에 있는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다”면서 “북한제 122mm 로켓포가 최근 러시아군의 이동식 다연장로켓포 BM-21 운용 병력에 지급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이러한 포탄이 러시아 내 무기저장고가 아닌 최전선에 등장했다는 사실은 러시아의 포탄 공급이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러 무기거래 정황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러시아와 북한은 모두 무기거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14일 기자설명회에서 “그러한 모든 혐의는 전혀 근거가 없다”며 “그 어떤 것으로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역시 ‘황당무계한 여론 조작’이라며 북러 무기거래를 일축했습니다.

반면 미국과 한국 등은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불법적인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계속 지적하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4일 북러 간 군사협력 확대가 심히 우려된다면서 “북한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도 지난달 기자설명회에서 북러 간 무기거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를 비판했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구병삼 대변인 :북한은 그동안 여러 차례 러시아와의 무기거래를 부인해 왔으나, 관련 정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속여 온 북한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습니다.

양국 무기거래가 사실일 경우 ‘북한의 모든 무기와 관련 물자 수출을 금지하고, 자국 선박을 이용해 북한으로부터 무기와 관련 물자를 조달받는 것을 금지한다”는 안보리 결의 1874호를 위반하는 것입니다.

한편 RFA는 러시아군이 북한제 무기를 받았다고 말한 동영상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텔레그램 채널의 관리자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16일 오후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