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지난해 가을부터 미북 간 대화의 창이 닫힌 가운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북한 비핵화 단계에 대한 일부 합의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22일 ‘2020 아시아 전망’을 주제로 개최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이 연구소의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두 양국 간 갈등이 크게 고조됐던 2017년 상황으로 돌아가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테리 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연말 시한을 언급하며 미국을 위협하는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과의 협상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이나 인공위성 발사, 잠수함용 미사일 개발 등은 이어갈 수 있지만 미국과의 협상판 자체를 깨는 높은 수위의 도발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수미 테리 연구원 : 북한이 할 수 있는 도발 행위들은 매우 많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만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실험을 하진 않을 겁니다. 따라서 올해 도발행위는 있을 수 있지만 대형 안보 관련 사건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테리 연구원은 그러면서 북한이 원하는 것은 제재 완화라며 현재로서는 미국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지만 상황이 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행사에 동석한 빅터 차 한국석좌 역시 현재로서는 미북 간 외교 관계가 전혀 없어 보이지만 향후 몇달 간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차 석좌는 특히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거론됐던 북한의 영변 핵시설 동결에 대한 일부 제재 완화와 같은 비핵화의 일부 단계에 대한 합의는 충분히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북한 관련 사안은 트럼프 대통령 개인적으로도 투자를 많이 한 외교 사안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어떤 형태로든 협상에 대한 결과를 얻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역시 미국 대선이 있는 11월 전 일부 핵시설 동결과 대북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합의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게 차 석좌의 설명입니다.
빅터 차 석좌 : 북한도 미국 대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어차피 사용하지 않는 핵시설을 동결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제재 완화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 석좌는 물론 이러한 1단계 합의가 완전한 비핵화라는 궁극적 목표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지금까지 미국이 북핵협상에서 이룬 가장 큰 합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차 석좌는 또 방위비 분담금을 두고 한미 간 복잡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한국 문재인 정부가 올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며 최근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북한 개별관광과 같은 남북 협력사업 등도 미북 협상의 진전과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