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지 76주년을 맞는 올 8월 일본에서는 당시 생존을 위해 북한으로 넘어간 일본인 피폭자들을 기리기 위한 사진전이 열립니다.
40년 가까이 한국과 북한의 원폭 생존자들을 추적해 온 일본 사진기자 이토 다카시씨가 북한에 남아있는 피폭자들을 촬영한 사진들이 이달 5일부터 8일까지 일본 미에현 중부 쓰시의 쓰시광장에 걸릴 예정이라고 일본 마이니치 신문이 1일 보도했습니다.
이토씨는1985년부터 한국으로 떠났던 원폭 생존자들에 대해 보도하기 시작했고, 1998년부터는 40여차례 북한을 방문해 직접 만난 북한 내 피폭자들의 이야기를 전해 왔습니다.
1945년 8월 일본에 원자폭탄이 투하됐을 때 많은 일본인들이 가까운 한반도나 미국 등 해외로 떠났는데 대부분은 한국으로 떠났고, 일부 북한으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 남아있는 일본인 피폭자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2001년과 2008년 두 차례 북한에 조사단을 파견했지만 이후 북한의 계속되는 핵과 미사일 시험으로 협의가 중단됐습니다.
북한과 일본이 협의하던 당시 북한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북한에 건너간 일본 피폭자는 약 2천명으로 추정되며, 고령화로 대부분 세상을 떠나 확인된 생존자는 60여명에 불과합니다.
이토씨는 인터뷰에서 "양국의 외교관계가 정상화되지 않아 북한 내 일본인 피폭자들이 방치돼왔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코로나 19(코로나비루스)로 북한이 외부 세계와 단절된 가운데 내부 경제와 주민들의 생활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데 북한 내 피폭자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이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지만 올 여름은 언론에서 도쿄올림픽이나 코로나 19 소식들로 가득찼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습니다.
한편 이토씨는 2008~2009년 피폭자 리계선씨가 살고 있는 평양을 방문해 리씨의 아파트, 요양소 등을 촬영하며 리씨의 삶과 증언을 담은 기록 영상물 '히로시마 평양'을 제작해 큰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박봉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