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 관영매체에 등장한 김정은 총비서의 머리에 의문의 반창고가 붙여진 모습이 발견돼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30일 북한 관영매체 보도에서 7월 24~27일 조선인민군 제1차 지휘관ㆍ정치간부 강습회에 참석해 발언 중인 김 총비서 뒤통수에 손바닥만 한 크기의 살구색 반창고가 붙여저 있는 모습이 관찰됐습니다.
강습회 다음날인 28일 북중 우의탑을 참배하는 김 총비서 영상에는 뒤통수의 반창고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사진만으로는 현재 상태나 원인을 파악하기 매우 어렵다며, 다만 심각한 건강문제로 판단되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머리 뒤쪽에 난 여드름이나 피지낭종, 지방종 등을 제거한 후 난 상처를 보호하기 위해 반창고를 붙였을 것이란 추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피지낭종, 지방종 등은 모두 간단한 수술로 제거가 가능하며, 심각한 건강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적습니다.
김 총비서의 반창고 붙인 모습이 주목을 받는 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2014년 오랜 잠적 후 지팡이를 짚고 나타난 것을 시작으로 심혈관 수술설, 이에 따른 후계자 승계설, 제1비서 직책 신설을 비롯해 최근 급격한 체중 감량 등 그 동안 김 총비서의 건강 이상설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최근 소식으로는 지난 6월 북한 전문매체 NK뉴스가 김정은 총비서의 체중 감량을 보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북한 관영매체가 한 북한 주민이 이를 걱정하며 눈물을 흘리는 이례적인 인터뷰를 내보낸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한국 국정원은 "김 총비서가 최근까지 정상적으로 통치 활동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근거 없는 내용"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 김정은 총비서가 한 동안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때 전 세계적으로 김정은 사망설이 돌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정치·외교계에서 김 총비서의 건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김 총비서 유사시 북한 내부는 물론 한반도 전체에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 연구기관 맨스필드 재단의 프랭크 자누지 선임 연구원은 만약 김 총비서의 건강문제가 오래 지속됐다면 이미 북한 당국이 유사시 대응 방안을 준비했을 것이라며, 큰 문제 없이 승계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누지 대표: 만약 김정은 위원장이 건강 문제로 더 이상 국가를 이끌어 갈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북한 체제에서 곧바로 권력을 이어받는 새 지도자를 세울 겁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 총비서 유사시 그의 여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을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보고 있습니다.
주영국 북한대사를 지낸 태영호 한국 국회의원은 그 동안 북한의 승계가 '하향식 수직이동'이었던 점을 근거로 김 총비서의 삼촌 김평일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박봉현,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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