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생화학무기 전력 세계 3위...유사시 실전 투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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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생화학무기 전력이 세계 3위 수준이며 유사시 북한이 생화학무기를 실전에 투입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 통일연구원이 내놓은 ‘동아시아 다중안보 위기 속 북한의 비대칭전력 증강이 가지는 의미’ 보고서.

연구책임자인 박은주 부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생물무기 및 화학무기 전력은 최대 세계 3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북한은 유사시 (핵ㆍ미사일 외에도) 생화학무기를 실전에 투입해 전선이 형성되기 전 승기를 잡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생화학무기는 생물학무기와 화학무기를 통칭하는 용어로 생물학무기는 콜레라, 탄저균, 페스트 등 인체에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 세균을 독소화한 무기이며 화학무기는 최루가스라고 불리는 CS가스, 청산가스 등 화학물질을 혼합한 독성물질로 만든 무기를 말합니다.

2017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 피살 당시 북한 측이 사용했던 VX는 화학무기에 속합니다.

먼저 생물학무기와 관련해 박 부연구위원은 북한이 현재 탄저균, 천연두, 콜레라, 페스트, 세균성 이질, 야토균, 장티푸스, 발진티푸스, 황열 바이러스, 유행성출혈열, 보툴리눔 독소, 황우 등 13종 생물학작용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콜레라, 보툴리눔 등 5종은 무기화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박 부연구위원은 북한이 특수전 부대ㆍ고정간첩, 방사포ㆍ야포ㆍ미사일, AN-2기ㆍ배낭식 분무기 등을 이용한 생물학무기 살포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사시 대기 중 작은 입자, 이른바 에어로졸 형성을 통한 흡입감염 방식을 주로 운용할 것으로 바라봤습니다.

이어 박 부연구위원은 북한이 전면전에서 생물학무기를 은밀하게 운용될 것이며 특히 잠복기를 고려해 후방지역에 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생물학무기가 갖고 있는 전염과 잠복기라는 특성이 심리적 공포와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박 부연구위원은 특히 북한이 전면전을 각오한다면 생물학무기를 통한 대량 피해를 유발하면서 한국의 전쟁 지속능력 제거를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북한의 화학무기와 관련해 박 부연구위원은 북한의 화학무기 저장량은 약 2,500~5,000톤 규모로 추산되며 8개의 생산시설에서 만들어진 화학무기를 6개 저장시설에 분산해 저장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부연구위원은 화학무기는 즉각적으로 사상자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북한에게는 속전속결의 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수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 부연구위원은 북한이 전쟁 초 2~3일간 포탄ㆍ로켓, 탄도미사일, 항공기ㆍ드론 등 다양한 운반수단을 활용해 공격적으로 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전쟁 초 적극적인 화학무기 사용이 미국의 지원을 지연시키거나 최소화할 수 있고 한국의 전쟁 의지를 꺾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박 부연구위원은 북한이 2톤 규모의 사린을 사용해 서울과 같은 인구 밀집지역을 공격할 경우 약 25만 명의 사상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북한이 공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본, 괌, 하와이 등에 있는 미국 군사기지에 핵 또는 화학 탄두미사일을 발사해 작전 차단을 시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박 부연구위원은 진입장벽이 낮고 적은 비용으로 큰 효용을 얻을 수 있는 비대칭전력 증강에 북한이 몰두한 것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며 이러한 기조는 김정은 시대 들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부연구위원은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국방부, 외교부, 통일부 등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북한 비대칭전력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북한 비대칭전력 대응 태스크포스’가 구성되면 국가안보실이 북한 비대칭전력에 대한 대원칙, 대전략을 설정할 수 있고 관련 부처들이 업무 추진 과정에서 충돌하지 않도록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박 부연구위원은 또 북한이 재래식 무기 위주 전력에서 벗어나 비대칭전력 중심의 군사 전력 확충에 나선 지 오래라며 전통적인 전쟁 개념에 기반한 한국 군의 역할과 군사력 증강 방향이 현 시점에서도 타당한지 재검토할 것을 제언했습니다.

박 부연구위원은 이어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비대칭전력의 규모와 파급력을 평가하기 위해 관련 연구와 정보수집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제규범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선제 대응 능력을 갖출 방안도 함께 모색한다면 남북 간 전력 비대칭성을 낮추는 효과를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