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소년단창립 78주년...김정은 찬양곡 합창대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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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소년단은 소학교와 초급중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정치 조직입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6일 소년단 창립 78주년을 맞아 이례적으로 합창 경연을 조직했는데, 학생들의 노래는 김정은 총비서를 찬양하는 '친근한 어버이'이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해마다 북한은 소년단 창립기념일(6.6)이 다가오면 9세 학생들을 소년단 조직에 첫 망라(참여)시키는 입단식 등 행사를 조직하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김정은을 찬양하는 합창 경연에 소년단 학생들이 동원됐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6.6절에 신의주 광장에서는 각 학교 소년단 조직별로 참여하는 ‘친근한 어버이’ 노래 합창경연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소년단 조직은 9~14세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해 사상 교육과 조직 생활에 참가하면서 세뇌 교육을 받는 정치 조직의 첫 단계입니다. 보통 입단식이 열리면 소년단의 상징인 빨간 넥타이를 걸어주는데 우수 학생은 2.16(김정일 생일)과 4.15(김일성 생일)에 먼저 입단하고 나머지 학생은 소년단창립절(6.6)에 입단합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소년단창립절(6.6)에는 2.16(김정일 생일)과 4.15(김일성 생일)에 소년단에 입단하지 못한 소학생들이 입단하는 연합단체모임이 진행됐지만 올해는 합창 경연이 새로 추가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합창 노래는 “위에서 지시한 대로 ‘친근한 어버이’ 였다”고 부연했습니다.

'친근한 어버이'는 4.15 이후 북한 당국이 3방송 스피커, 방송차, 텔레비전 방송 등으로 계속 보급 선전하는 김정은 찬양곡입니다. ( 관련기사)

소식통은 “‘친근한 어버이’는 노동자와 농민, 인테리들이 최고 존엄인 김정은 원수님을 따르고 칭송한다는 내용의 노래”라며 “소년단 입단식에 이어 진행된 합창 경연은 말이 경연이지 광장을 둘러싼 학교별 소년단 합창단이 차례차례 목청껏 같은 노래를 반복해 부르며 충성 맹세를 다지는 정치행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은산군에서도 소년단 창립절(6.6) 정치 행사로 소년단 합창이 체육 경기장에서 진행됐다”며 “김정은을 찬양하는 소년단 합창이 6.6절에 진행된 건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학교마다 소년단 단원 중 100여 명을 선발해 합창단을 조직했으며, 이들은 6.6절을 맞아 ‘친근한 어버이’를 합창 가요로 부르라는 당국의 지시로 며칠 동안 노래를 연습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합창에 동원된 소년단원들은 6.6절 입단식(10시) 이후 12시까지 진행된 합창 경연에서 노래를 부르느라 진을 뺏다”며 “하지만 차려진 것은 국수 한 그릇 점심 뿐” 이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합창단에게 차려진 국수 한 그릇도 소년단 창립 78주년을 맞아 학생들에게 정치행사 자금을 세부담으로 거두어들여 마련한 것”이라며 이런 형태에 “학부모들은 속으로 기가 차다며 혀를 두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소년단 창립 78주년을 맞으며 각 도, 시, 군 청년동맹위원회들과 학교 소년단 조직들에서 연합단체행사와 축하공연, 무도회 등을 진행하면서 소년단원들이 혁명의 대, 애국의 대를 이어갈 결의를 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