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 우상화 강조 신년 달력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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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서 2024년 새해 달력이 배포됐습니다. 북한 달력은 당국의 정책을 반영하는 당의 정책 선전물의 하나로, 대내외에 전하는 메시지도 담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새해 달력은 연간 당국이 시행하게 될 정책들을 가늠하는 척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당국은 아무리 종이가 부족한 실정에도 역서(달력)를 조직적으로 배부하는데 올해 달력도 주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지난(12월)달 24일 “어제부터 여기(북한)에서는 새해 년도 역서(달력)를 배부하기 시작했다”면서 “각급 단위와 공장, 기업소, 인민반별로 2024년 역서를 배부하기 시작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새해 역서도 예년과마찬가지로역시 당의 선전선동일색으로 제작되었다”면서 “당에서 공식가격으로 지정해 판매한 1장짜리 역서(12개월)는 다섯 가지로 되어 있는데 ‘미사일’ ‘우상화’ ‘군사’ ‘교육’ ‘관광’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새 역서는 평양종합인쇄공장에서 ‘주체강국의 위상’이라는 제목의 미사일 관련 역서와 고등교육도서출판사 제작 교육역서를, 총정치국직속 출판인쇄공장에서 ‘조선인민의 철천지 원수인 미제침략자들을 소멸하자’의 초병과 해병 관련 역서를, 철도출판사에서 ‘내 나라 제일로 좋아’라는 제목의 역서를 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역서를 받아본 일부 주민들은 의아해 한다”면서 “선전선동임을 알고 봐도 내용면에서 실제적인 근거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일반 주민들은 역서에서처럼 유람을 즐기며 배식당을 이용할 사람이 공화국에 몇 명이나 되겠냐고 반문한다”면서 “게다가 굶어서 학교에 등교할 수 없는 학생이 있는데 살집이 비둥비둥한 학생들을 역서에 등장시켰다”고 비난했습니다. (2번, 4번 사진참조)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달 25일 “요즘 새해 2024년 역서가 각 인민반마다 배포 판매되고 있다”면서 “종이가 부족해 누런색의 질이 낮고 얇은 종이로 제작돼 배포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각급 단위와 사회단체, 공장 기업소는 급수와 종업원 수에 따라 배부수가 다 다르다”면서 “다만 번지는(한장 씩 넘기는) 달력(1개월 단위)은 내화 5천원(미화 0.59달러), 1장(12개월 표시)짜리 역서는 500원(미화 0.059달러)씩 거뒀다”고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잘사는 주민들은 대부분 번지는 달력을 개별적으로 구입하는데 주로 꽃과 기념품 그림과 관련한 수요가 높다”면서 “반면에 전쟁이나 군사부문과 관련된 미사일 발사 장면, 조국해방전쟁, 초병과 해병이 등장한 역서는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하지만 그것마저 배부량이 부족해 많은 주민들이 장마당에서 역서를 구입한다”면서 “가난한 주민들은 대개 손전화(핸드폰)가 없는데 한 가정에 1장짜리 역서마저 없으면 날짜와 요일을 잘 모르기에 돈을 긁어 모아서라도 구입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인민반에서는 1장짜리 역서를 500원에 팔아주었는데(살수 있게 판매했는데) 장마당에서는 1천500원(미화 0.17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번지는 달력은 내화 2만원(미화 2.35달러)에서 3만원(미화 3.53달러)까지 다양하지만 그것마저 없어서 사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새해 역서에 반영돼 있듯 올해에도 미사일 등 군사관련 대결 정책 중심이어서 주민들은 절망하고 있다”면서 “작년에도 어린 아이가 우유고뿌(우유컵)을 들고 있는 역서를 배부했지만 인민들은 우유를 먹어볼 수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2023년 1장짜리 역서 사진참조)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