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이틀째 해상완충구역으로 포사격을 감행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6일 북한 강원도 고성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오전 10시쯤부터 오후까지 실시된 포병사격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방사포로 추정되는 90여 발의 포병사격이 이뤄졌고, 탄착 지점은 NLL, 즉 북방한계선 북방 해상완충구역 안입니다.
북한이 지난 5일에 이어 이틀째 해상완충구역에 포사격을 감행해 9·19 남북 군사합의를 재차 위반한 것입니다.
한국 군은 북한 측 사격에 대해 군사합의 위반 사실을 알리고 즉각 도발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경고통신을 여러 차례 실시했습니다.
이날 저녁 6시쯤엔 강원도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이뤄진 10여 발의 방사포로 추정되는 포병 사격이 추가로 포착됐고, 역시 탄착지점은 해상완충구역 내인 것으로 탐지됐습니다.
북한의 이날 포병 사격은 한미 연합 사격훈련을 빌미로 감행됐습니다.
북한 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한미 연합 사격 훈련을 언급하며 “전선 포병 구분대들에 강력 대응 경고 목적의 해상 실탄 포사격을 단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발표했습니다.
한미는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철원 일대에서 다연장로켓(MLRS)과 K-9 자주포 사격 훈련을 실시했고, 한국 군은 MLRS 24발과 K-9 140발 등을 발사할 것이라고 미리 공지한 바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전날인 5일에도 한미 훈련을 트집 잡으며 해상완충구역을 향해 130여 발의 해상 실탄 포사격을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포병 사격은 지난달 3일 강원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 완충구역으로 80여 발을 쏜 이후 한 달여 만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국방부는 일각에서 윤석열 정부 첫 국방백서에 북한정권과 북한 군을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이 부활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북한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포함되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공보담당관 직무대리 :북한의 핵·미사일을 포함한 군사적 도발과 위협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초 발간할 2022년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 군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포함되도록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통일부는 이 같은 표현이 국방백서에 담기더라도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은 현존하는 군사적 위협이자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대화와 협력 대상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지닌 만큼, 국방 당국이 ‘적’ 표현을 사용해도 이는 임무 특성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의 위협에는 철저히 대비하면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와 협력 노력은 이어갈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앞서 한국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5월 ‘110대 국정과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 군이 우리의 적’임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 국방백서 등에 명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에 북한 체제를 겨냥한 ‘적’ 표현이 국방백서에 담긴다면 이는 2016년 이후 6년 만에 부활되는 것입니다.
통일부는 이틀째 이어진 북한 포 사격 도발에 대해선 “북한의 도발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문제는 북한이 남북 간 합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통일부는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위반해선 안 되며 성실하게 존중하고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