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군사력 팽창으로 남북간 전략적 불균형 심화”

0:00 / 0:00

앵커: 북한의 점증하는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이 중국의 급격한 군사력 팽창과 맞물리면서 남북한 간 전략적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 디씨 민간연구기관인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이정민 연구원은 최근 10여 년간, 특히 김정은 정권들어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 국가가 되면서 남북한 힘의 균형이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정민 연구원: 중국의 급부상과 중국의 보다 공격적인 군사적 입지로 인해 한국의 안보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I believe that we're entering into a new phase in Korean Security because of the rise, and China's much more aggressive military stance. That would be, I guess, truly challenging for all of us.)

이정민 연구원은 1일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이 개최한 '정치화된 한반도 안보(Politicized Security on the Korean Peninsula)'를 주제로 열린 화상 토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는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이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Korea Net Assessment 2020: Politicized Security and Unchanging Strategic Realities)를 작성한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안보에 관해 논의했습니다.

이정민 연구원은 토론회에서 지난 70여 년간 현재 2만 8천 여명의 주한미군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한미동맹으로 한반도에서 억지력과 방어력에 있어 한국이 우위를 점했지만, 더 많은 공격 능력을 가진 중국의 급부상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증강과 겹치면서 한반도 전략적 균형이 전도될 위험에 직면했다고 우려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 국방연구원(KIDA)의 김진아 북한조사연구실 연구위원은 중국의 군사 전략과 군사태세 변화는 한국이 심각하게 우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진아 위원: 중국은 특히 한반도 인근에서 (육군의 원거리) 합동작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어 그는 2015년 국방백서 등을 통해 분석해보면, 중국이 한반도를 포함한 북부전구(Northern Theatre)의 군사력을 증강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인민해방군의 원정작전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해상과 공중에서의 군사력 현대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 급변사태시 중국군이 한미 연합군보다 더 신속하게 핵무기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확보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김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이들 무기 관련시설이 북중 국경에 더 가깝게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게다가 중국의 다양한 핵자산 개발과 현대화 추진으로 인해 미국도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에 더 많은 전략 자산을 배치하게 된다면 북한의 비핵화 설득도 더 여렵게 되는 등 역내 전략적 안정을 해치고 긴장 고조 위험을 높이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김 연구원은 우려했습니다.

브라이언 포트(Bryan Port) 전 주한미군전략국장(former director of strategy for USFK)은 북한의 점증하는 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한미동맹의 가치를 최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양국 지도자들의 결정에 있어 전략적∙작전 대비태세의 약화는 향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포트 전 국장은 그러면서 유엔군사령부, 한미연합사령부, 주한미군 이외에 동맹을 관리할 사무국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신속하게 변화하는 복잡한 역내 전략지정학적 역학관계를 고려할 항시적인 기관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