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국가보위성 검열 연장에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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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북한 양강도에서 국가보위성 검열이 진행 중인 가운데 1월말까지라던 검열 기간이 2월 중순까지 연장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열이 끝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주민들의 고통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1일“1월말까지라던 국가보위성 검열이 2월 중순까지 연장되면서 간부들은 물론 주민들의 음력설 준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장마당이 크게 위축돼 명절 분위기가 도무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검열은양강도만받고 있고양강도가 끝나면 다른 도로 순회식으로이뤄질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이번 국가보위성 검열에 주민들이 특별히 공포를 느끼는 것은 수사 영역이 따로 정해지지 않고 무차별적이기 때문”이라며“원래 국가보위성은 체제 수호 조직으로 당과 수령의 안전과 권위를 훼손하는 범죄, 국가전복 세력을 척결하는 것이 기본 임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국가보위성 검열대는 사법, 행정, 세관과 외화벌이기관을 비롯해 장마당과 은행, 양곡판매소까지 마구잡이로 들쑤시고 있다”며“국가보위성 본연의 임무를 떠나 전쟁예비물자 보관실태까지 일일이 점검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새해를 맞으며 사법기관들이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소탕을 위한‘100일 전투’에 진입한 상태에서 국가보위성 검열까지 겹치다 보니 양강도의 행정은 완전히 멈춰선 상태”라며“당, 행정, 사법기관들이 일을 하지 않고 검열 성원들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소식통은“새해 첫 전투 기간인 2월 20일까지 여행증명서 발급이 제한되고, 장마당도오후 2시부터 5시까지만운영돼 주민들의 생계 활동이 매우 어려운 상태”라며“장마당 금지 품목인 의약품과 휘발유, 해산물과 가전제품을 몰래 집에서 팔던 장사꾼들은 국가보위성 검열이 시작된 후 장사를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상 장마당 운영 시간은 겨울엔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여름엔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로 알려졌습니다.

“여행증명서 발급이 제한돼 지역과 지역간의 물물 거래가 어려워진데다 검열성원들이 수시로 들이닥쳐 상품의 출처를 따지니 장마당 장사꾼들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멀지 않아 음력설인데 장마당에서 찹쌀과 밀가루의 가격은 kg당 1만1천원(0.5달러)을 넘어섰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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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절을 맞아 북한 각지에서 국기게양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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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3일“중앙에서는 음력설을 맞으며 명절 분위기를 연일 독촉”이라며“속보판, 게시판 경쟁도 조직하고 예술작품 전시회와 음악공연, 근로단체 별 체육 경기도 다양하게 조직하라는 것이 중앙의 요구”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명절 분위기를 세우기 위해 혜산시는 김일성, 김정일 동상 앞 양쪽 도로에 공장, 기업소들의 속보판을 게시하고 시 기동예술선전대와 학생소년예술선전대를 동원해 주민들이 출퇴근하는 도로에서 나팔도 불고 있다”며“그러나 출퇴근 시간만 지나면 거리에서 인적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혜산세관 세관장과 초급당비서, 시 외화벌이사업소와 도 상업관리소 소장, 혜흥동동사무장과 혜산동, 혜탄동의 양곡판매소 책임자들, 성후동과 혜강동의 장사꾼들이 무더기로 체포돼 검열 성원들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며“언제, 누가 검열에 걸려들지 몰라 간부들과 주민들은 숨막히는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체포된 사람들의 죄목은 즉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소식통은“국가보위성은 이번 검열을 위해 양강도에평양시 소재국가보위성 정치대학학생 200여명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며“여기에 양강도 보위국과 각 시, 군 보위부의 예심과, 수사과 성원들도 합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검열 과정에 많은 간부들과 주민들이 체포되면서 당초 1월말까지라던 검열은 2월 중순까지 연장되게 되었다”며“체포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 질수록 검열 기간도 더 늘어나리라는 것이 양강도 간부들과 주민들의 생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사법기관들의‘100일 전투’와 국가보위성의 검열로 양강도는 음력설을 즐길 형편이 못 된다”며“중앙에서는 연일 명절 분위기를 강조하는데‘이거야 말로 몽둥이질을 하면서 웃으라고 강요하는 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