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화학무기 해체 위해 유엔이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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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화학무기 해체를 위해 유엔 산하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와 역내 국가들의 적극적인 관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나단 포맨(Jonathan Forman) 전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정책 고문은 알렉산더 켈리(Alexander Kelle) 전 정책 고문과 공동으로 17일 ‘아시아 태평양 화학무기의 역사, 과학 및 미래 전망’이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민간단체 ‘핵비확산 및 핵군축을 위한 아시아 태평양 리더십 네트워크(APLN)’가 발간한 이 보고서는 “혁신적인 새 전쟁∙억제 기술이 나오고 있음에도 현재 화학무기에 대한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북한의 화학무기 보유 여부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아태 지역 국가들이 보유하는 화학무기는 지난 20년 동안 크게 감소했지만 북한의 화학무기 비축량에 대해선 아직까지 확인할 수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앞으로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가입한다 해도 조약에 명시된 표준 절차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화학무기 해체를 검증하기 위해 유엔 산하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와 역내 국가들의 적극적인 관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을 화학무기금지체제(CW prohibition regime)에 편입시키기 위한 OPCW의 노력은 지금까지 아무런 결과를 낳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아직 CWC에 가입하거나 비준하지 않았으며, 국제적 검증 하에 안전하고 돌이킬 수 없는 방식의 화학무기 해체를 보장하기 위해 OPCW는 기존 운영 절차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관여를 해야할 것”이라고 권고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의 화학무기 비축량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추정치는 약 5천 톤(metric ton)에 달하며 독성이 강한 신경 작용제를 포함해 다양한 화학무기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미국의 스콧 베리어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17일 미 하원 군사위 정보∙특수작전 소위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자료에 “북한은 핵과 생·화학 탑재물을 실을 수 있는 미사일과 대규모 재래식 전력으로 미군과 동맹군들을 위험에 빠뜨릴 능력을 갖춘 국가”라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이원화 화학무기(binary chemical warfare agents)’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북한이 지난 2017년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암살할 때 사용한 맹독성 화학물질인 ‘VX 신경작용제’를 통해 확인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유엔 등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화학무기 해체를 완료한 시리아의 사례가 북한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