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접경 신의주 세관에 긴 화물 트럭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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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중 국경 신의주 세관에 트럭 수십대가 줄지어 대기하는 모습이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됐습니다.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쓰일 건설 자재를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2일 미국의 상업위성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평안북도 신의주 세관 일대 사진입니다.

눈이 하얗게 덮인 세관 주변에 붉은색 화물 트럭이 곳곳에 주차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미국의 민간위성 분석가 제이콥 보글에 따르면, 세관 건물 앞에는 길이 10m에서 13m에 달하는 화물 트럭 약 15대가 정차해 있으며, 세관 뒤편 도로에는 2-3대, 남쪽 구역에는 약 13대가 확인됐습니다.

또한 인접한 적재 시설에는 최소 9대의 트럭이 주차된 것으로 보입니다.

약 40여 대의 화물 트럭이 중국 단둥으로 출발하기 위해 세관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코로나19 이후 북중 교역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가운데, 양국 무역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하는 신의주 세관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확인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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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2일, 평안북도 신의주 세관 일대에 화물 트럭 수십대가 주차돼있다. / Planet La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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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단둥에서 무역업에 종사하는 한 소식통(신변 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은 “최근 북한이 중국에서 건설 자재와 강냉이(옥수수)를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단둥 세관에 자주 방문하는데, 갈 때마다 건설 자재와 강냉이를 실어내 (북한으로) 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쓰일 건설 자재일까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 생활’에 출연하는 정은이 한국 통일연구원 박사는 13일 “현재 북한은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따라 건설 자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상태”라며, 화물 트럭들이 운반하는 물자가 이 정책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정은이 박사] 건설 자재와 옥수수가 많이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지방 발전 20x10 정책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북한의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 정책의 주요 골자가 건설이다보니, 건설 자재를 많이 필요로 할 것이고 아울러 관련 노동자들에게 배급을 줘야하기 때문에 옥수수를 들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방발전 20x10 정책’은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주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로, 10년 간 매년 20개 군에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해 주민들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 총비서는 지난 6일 이 정책의 추진 현장인 강동군 병원과 종합봉사소 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도농격차 해소를 강조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정 박사는 또한 2023년 기준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98.3%에 달하는 만큼, 북한은 국내에서 충당하지 못하는 자재를 대부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의 지난해 연간 교역액은 총 21억8천3만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23년 교역액 22억9천437만달러 대비 약 1억1천만 달러 감소한 수치입니다.

이번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된 대규모 화물 트럭 행렬이 북중 무역이 다시 활성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가운데, 향후 교역량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됩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