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갈등 심화 속 북중밀착 강화될 것”

지난 2018년 6월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건배하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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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과 중국 측이 친서를 교환하며, 양국의 우호관계를 과시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의 영향력에 맞서 북중 간 밀착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23일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국관계 강화를 담은 구두친서를 주고 받았습니다.

최근 중국에 대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데다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화 제안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중 간 밀착되는 모습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미 국가이익센터 한국담당 국장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북한과 중국은 미국에 맞서 연대를 강화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 몇 년전 북한과 중국은 몇번이나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관계를 더욱 가깝게 했습니다. 양국 모두 미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고, 북한은 어차피 미국으로부터 제재 완화를 받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향후 몇달, 몇년 동안 북중 연대는 더욱 강해질 겁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특히 코로나 19(코로나비루스)로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이 커진 북한으로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중국 역시 바이든 행정부를 대응하는 데 있어 북한에 대한 자신들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한 '북한 카드'를 쥐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카지아니스 국장의 설명입니다.

북한 전문가인 미국의 고든 창(Gordon Chang) 변호사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이 미국에 북한 비핵화 협조를 약속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북한카드'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창 변호사는 중국이 공공연히 대북제재를 위반하고 있고, 이러한 행동이 변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며, 미국이 대북제재 회피와 연루된 중국인과 기업을 더욱 강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 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엄(Frank Aum) 선임연구원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중 밀착은 미국이 북한에 압력을 가하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엄 연구원은 그러나 반대로 북중관계의 약화가 북한과 역내 안정화를 원하는 중국의 이해를 약화시키거나 미국이 원하는 요구를 북한이 모두 수용하도록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 습니다.

그는 따라서 미국이 북한의 문제를 중국을 통해서가 아니라 북한과 직접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보니 글레이저(Bonnie Glaser)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우선 미중 간 갈등이 심화되는 것으로만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글레이저 연구원은 양국이 앞으로 북한을 포함한 여러 사안에 대해 건설적인 방식으로 관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 국무부 발표대로 몇주 내로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되면 이를 바탕으로 중국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다만 중국은 기존 입장대로 북한에 대한 압박을 높이는 것보다 대북제재 완화 및 미북 간 외교 재개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중국과 경쟁관계이면서도 북한에 대한 막대한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과 전략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역시 중국을 비판하면서도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이 비핵화를 위해 협력할 부분이 있다며, 중국의 역할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