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정상회담서 돋보인 최선희…미북협상에 도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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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25일 개최된 북러 확대 정상회담에 배석한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사실상 북한 비핵화 외교의 최고 실세라는 분석이 제기된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최선희 제1부상이 미북 비핵화 협상 진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뉴욕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는 미국과 오랜 협상 경험이 있는 최선희 제1부상이 북한과 미국이 원하는 바를 가장 잘 아는 훌륭한 협상가라며 미북 협상 진전에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시걸 박사 : 최 제1부상은 수 십년 간 다수의 미국 고위급 관리들과 직접 협상한 경험이 있습니다. 미국과의 반관반민 협상에도 거의 최 제1부상이 나섰습니다. 그는 협상에서 어떤 것들이 가능한 지를 분명히 파악하고 있습니다. 미북 협상에 매우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She's had a long time direct negotiations with most of the senior officials, with most of the Track IIs. And she clearly understands what the possibilities are for negotiations. So, I think it's a by and large very positive step.)

시걸 박사는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 위원장은 최 제1부상을 최근 외무성 부상에서 승진시키고, 이달 중순 후보위원을 거치지 않은 채 국무위원으로 선임하는 한편 북러 정상회담 확대회의에 배석시켜 그가 여전히 미국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 담당 국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대해 거친 표현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과 관련해서도, 최선희 제1부상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서 발언의 수위와 무게를 조절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과거 영변 핵시설 사찰을 주도한 미국의 올리 하이노넨 박사는 제네바 미북 핵합의 당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 자격으로, 또 최근에는 반관반민 형태의 협상에서 최 제1부상과 만난 경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 부상이 매우 성실하며, 오랜 대미 협상 경력에 더해 세부 사항까지도 정확히 기억하는 훌륭한 협상가로서의 자질까지 갖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최선희 제1부상이 현재 답보 상태에 있는 미북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창의적이고, 실행가능하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 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 제1부상이 하노이 미북 2차 정상회담 결렬 후 김정은 위원장을 대변하거나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심한 표현으로 공격하는 등 북한식 협상가로서의 과격한 면모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또 미국의 데니얼 워츠(Daniel Wertz) 전미북한위원회(NCNK) 국장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 제1부상이 지난해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해 부분적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북중러 3국의 성명을 도출해 냈던 사례를 거론했습니다. 그만큼 북한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러시아의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로 꼽히는 게오르기 톨로라야 박사는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 제1부상이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대미 협상 전문가(most influential advisor on negotiations with US)란 분석을 내놨습니다.

러시아 외무성 관리 출신으로 수 차례 북한을 방문하고 최 제1부상과도 접촉이 많았던 톨로라야 박사는 최 제1 부상이 자신의 일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고(knows her chords well) 강직해 미국 협상가들에게 힘든 상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