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실장, 미북회담 앞두고 극비 방미…“북핵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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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비밀리에 미국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에서 먼저 정 실장을 초청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입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24일 미국을 방문한 바 있는 한국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열흘 만에 다시 미국을 비밀리에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 실장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4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면담할 예정입니다.

청와대는 4일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하자는 미국 NSC 측의 요청에 따라 정 실장이 방미했다”며 “정 실장의 방문을 사전에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미국 측의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 실장이 미국 NSC 관계자와 미북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다뤄질 예정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협의를 하기 위해 방문했다는 겁니다.

미국은 현재 북한에 일괄타결 방식의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방식의 비핵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 실장은 이 같은 미북 간의 간극을 좁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 실장은 미국 측과 미북 정상회담의 장소와 관련된 논의보다는 더 큰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진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정 실장의 방미를 계기로 한미는 미북 정상회담 장소,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된 협의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미북 정상회담 장소로는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던 판문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은 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릴 예정입니다. 한미 정상회담은 미북 정상회담과 긴밀히 연동돼 열린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설명입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본격적인 후속 조치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이에 따라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5일 백령도와 연평도를 방문합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 : 백령도와 연평도를 방문해 현지 어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입니다. 이는 판문점 선언에 있는 '서해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자'는 합의에 따른 겁니다. '판문점 선언 이행추진위원회' 위원들도 함께 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판문점 선언 이행추진위원회도 지난 3일 첫번째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날 이행추진위 측은 남북 고위급회담을 이달 중순 안에 개최하기 위해 북한과 협의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행추진위는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남북관계발전, 비핵화 평화체제, 소통홍보 등으로 분야를 나눠 관련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행추진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었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맡았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총괄 간사 역할을 수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