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저강도 도발을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공식적으로 문제삼지 않는 데 대한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처드 존슨(Richard Johnson)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국장은 30일 워싱턴에 있는 민간 연구기관 신미국안보센터(CNAS)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 소규모 도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존슨 전 비확산국장 :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내 자신의 정치력을 보여주기 위해 우리가 그 동안 본 것과 같은 작은 도발행위를 계속해서 이어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미국이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볼 것입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메리 베스 니키틴(Mary Beth Nikitin) 연구원 역시 북한이 지금과 같이 계속해서 핵물질을 생산하고, 미사일 엔진을 개발하는 한편 군사력 증강에 힘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또 의회조사국이 최근 북한이 실험한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었지만 미국 당국의 공식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29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탄도 미사일로 인정함에 따라 북한 발사체에 대한 설명이 더욱 명확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니키틴 연구원은 특히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에도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만큼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미국 민간연구기관 브루킹스 연구소의 박정현(Jung Pak) 한국 석좌는 다분히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미사일 시험 발사가 있을 당시 미국과 한국 정부 모두 해당 미사일이 어떤 종류이며 어떤 위협이 되는지 언급하는 대신 단순 ‘로켓’이나 ‘발사체’ 시험으로 간주하면서 북한에 대한 과잉 반응을 자제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박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감싸기식’ 대응이 김정은 위원장의 미사일 도발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박정현 한국석좌 : 우리가 정치적인 이유로 이러한 행위를 감싸면 김정은 위원장에게 미사일 도발을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여지를 주게 됩니다. 우리는 실제와 다른 식으로 미사일을 표현하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신미국안보센터의 김두연선임연구원(Adjunct Senior Fellow)는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미국 재무부의 추가 대북제재를 철회하도록 한 것은 결국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과거 북핵 6자회담 경험이 있는 존슨 전 비확산국장은 합의문 없이 끝난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회담 전 미북 양국 간 조율 부족도 문제였지만 서로에게 더 많은 것을 양보하도록 한 접근방식으로는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 제안을 받아들이고 남북 경제협력사업에 대한 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등 작은 합의에 이르렀다면 현재 미북 협상이 다르게 진행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