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의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별세한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이희호 여사 조문단을 파견할 가능성에 대해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11일 북한이 이희호 여사를 조문하기 위해 조문단을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해온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1일 오전을 기준으로 북한이 조문단 파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현재 시점에서 북한 조문단이 온다는 가능성을 한국 정부 차원에서 예단해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가 먼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한의 조문단 파견 의사를 확인할 예정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유가족 의사를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미리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이희호 여사의 부음은 이날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전달됐습니다. 한국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희호 여사의 빈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희호 여사의 부고를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조문단을 파견한 사례가 있어 이희호 여사를 추모하기 위한 북한의 조문단이 방남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다음 날 김대중평화센터 측에 ‘특사 조의방문단’을 파견하겠다는 통지를 보낸 바 있습니다. 북한의 조문단은 김 전 대통령 서거 3일 뒤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북한 조문단의 방남은 이명박 정부의 지원 아래 김대중평화센터와 북한의 아태평화위원회의 조율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당시 북한의 조문단은 김기남 노동당 비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들은 방남을 계기로 현인택 당시 통일부 장관을 만난 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예방했습니다. 이에 따라 당초 1박 2일이었던 방남 일정이 하루 연장되기도 했습니다.
이희호 여사의 경우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이 여사는 김정일 위원장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에서 당시 상주였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이에 북한 측은 백화원초대소를 이희호 여사의 숙소로 제공하는 등 극진한 예우를 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조문단을 보낼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나옵니다.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대화와 교류가 침체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 지난 10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여사는 유언장을 통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 : 하늘나라에 가서 한국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희호 여사의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러질 예정입니다. 장례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은 장상 전 국무총리서리와 권노갑 민주평화당 고문이, 장례위원회 고문은 한국 국회의 여야 5당 대표가 맡았습니다.
이희호 여사의 발인은 오는 14일 아침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후 이 여사는 서울 국립현충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 옆에 안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