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들, 이희호여사에 대한 조의는 3차미북회담 위한 손짓이라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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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간부들 속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남한의 고 이희호여사에 대한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한 것은 3차 북미회담 재개를 염두에 둔 행동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간부소식통은 15일 “지난 12일 조선중앙텔레비죤에서 우리(북한)가 남조선 김대중 대통령부인 고 이희호여사에 대해 조의를 표명한 소식이 방영됐다”면서 “북남과조미 사이에 긴장된 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북한)가 먼저 손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고 이희호 여사에 대한 조의표명소식은 조선중앙TV가 종영시간을 앞둔 밤 9시 30분경에 보도되었다”면서 “저녁 9시 30분부터 하루의 마지막 종합 보도를 내보내는데 이때 ‘고 이희호여사의 조의문 전달식’ 소식을 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12일에는 중앙의 지시로 전국에서 일제히 ‘영화문헌학습’이 진행되었다”면서 “영화문헌학습은 지난해 6월 12일에 있었던 싱가포르 조-미 수뇌회담의 전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한 것으로 하루 노동에 지친 종업원들을 단체로 영화관에 모아놓고 영화를 보여주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영화의 내용은 원수님(김정은)이 세계 초강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미국 트럼프대통령을 단독으로 만나 대범한 담력으로 담판을 주도했다는 식으로 표현하고 있다”면서 “절세의 위인을 모신 주체조선의 공민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라는 내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영화문헌학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텔레비죤 종영시간이 가까웠다”면서 “그런데 TV종합보도에서 우리(북한)가 판문점 통일각에서 고 이희호여사에 조의를 표명하고 조의문 전달식을 진행했다는 소식이 나와 한편으로 혼란스러웠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강연회와 영화문헌학습에서는 ‘탁월한 령도자를 만나면 작고 약한 나라도 강국이 된다’면서 원수님의 령도업적을 높이 추켜세우며 선전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고 이희호 여사에 대한 정중한 조의가 남조선 당국자를 움직여 3차 북미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손짓이 아니냐는 의혹을 갖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6일 “지난 12일 ‘고 이희호여사에 대한 조의’소식을 텔레비죤 마감시간에 보도한데 대해 여러 추측이 일고 있다”면서 “싱가포르 회담 관련 영화문헌학습이 조직되고 같은 날 평소 같으면 무시해버릴 이희호여사에 대한 조의소식을 마감시간에 비중 있게 전한데 대한 의구심이 남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영화문헌학습에서 강연자는 ‘싱가포르 회담을 승리로 이끈 원수님의 령도를 받들어 전략적인 지위에 오른 혁명무력을 더욱 강화하고 주체적인 전쟁관점으로 철저히 무장할 것’을 강조했다”면서 “적들이 우리 혁명무력의 위력에 겁을 먹고 감히 범접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문헌학습에서 말하는 적이란 남조선과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련합세력을 통털어 지칭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밤에 TV에서 ‘고 이희호여사에 대한 정중한 조의표명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주민들은 당국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며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