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방역 협력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 제의 시도에 북한이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16일 오전 11시 남북 간 코로나19 방역 협력과 관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 부장에게 권영세 통일장관 명의의 대북통지문 전송을 시도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같이 밝히며 북한은 다만 통지문 접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통지문은 북한 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발생과 관련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 마스크, 진단 도구 등을 제공하고 한국 측의 방역 경험 등 기술협력도 진행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는 한편, 이를 위한 남북간 실무접촉을 가질 것을 제의하는 내용이라고 통일부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한국의 보건∙방역 협력 제의에 긍정적으로 호응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간 개시 통화와 마감 통화는 정상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한국 측은 이날 오후 5시 이루어진 마감 통화에서 북한의 통지문 접수 의사를 재차 문의했지만 북한은 접수 여부에 대해 명시적인 의사 표현을 하지 않은 채 통화를 종료했습니다.
권영세 신임 통일장관은 이날 장관 취임식에서 북한과의 코로나19 방역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의료∙방역 등 인도적 협력에 있어서는 어떠한 정치적 상황과도 연계하지 않고 조건 없이 협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중훈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구체적인 협력 분야와 내용은 남북 간 협의를 통해 논의될 것으로 본다며 한국 정부는 북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협력 방안에 대해 열린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중훈 한국 통일부 대변인 : 북측도 희망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협력의 분야와 내용은 향후 남북 간 협의가 이루어진다면 그 계기에 세부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정부는 북한의 방역 노력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협력 방안에 대해서는 열린 입장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달 25일 평양에서 진행된 대규모 열병식이 북한 내 신형 코로나 확산의 발원지로 추정되고 있다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와 관련 조중훈 대변인은 북한이 구체적인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해 추가로 확인할 만한 사항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내 탈북민 단체가 대형풍선으로 의약품을 북한에 보내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어려움에 처한 북한 주민을 돕겠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어떠한 전달 방식이 북한 주민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지, 또 한국 정부 정책에 도움이 될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북전단을 날려보내는 활동을 해온 한국 내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대북전단 살포를 잠시 중단하고 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을 대량으로 북송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북한 주민들을 위해 대북전단 대신 대형풍선으로 타이레놀, 해열제, 마스크 등을 이른 시일 내에 대량으로 보내겠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의약품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국과 국제사회의 지원 제의를 무시하고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통제 위주의 방역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김정은의 ‘폭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북한 내 신형 코로나 사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신속한 지원 의지 표명을 적극 환영한다며 이에 발을 맞춰 북한의 방역 상황에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의 민간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도 지난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민간 차원의 대북 코로나 협력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