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인도하겠다는 한국 측 제안에 북한이 끝내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정부는 관련 지침에 따라 시신을 연고 없는 사망자로 화장할 방침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25일 북한 당국이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인도하겠다는 제안에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효정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통일부는 11월 11일 북측에 사체를 인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북한의 입장표명이 없어 일주일을 더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북측은 현재까지 사체 인수와 관련하여 어떠한 의사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주민 사체처리 지침’에 따라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시신을 무연고 사망자로 화장하여 안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일부가 그동안 북한이 24일까지 인수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시신을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혀온데 따른 것입니다.
앞서 지난 7월 말 경기 연천군 임진강 군남댐 인근에서는 상의에 김일성과 김정일 초상이 담긴 배지를 착용한,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여성 시신 1구와 유류품이 발견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11일 북측에 시신 인도 의사를 밝혔고, 인도주의 차원에서 북한에 인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하에 18일 재차 입장을 표명했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아무런 의사도 전해오지 않았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금까지 한국 정부가 시신 인계 의사를 밝히면 길어도 6일 정도 후에는 답변을 해왔지만, 이번엔 2주가 지나도록 무응답으로 일관한 것입니다.
시신에서 김일성 부자 초상이 담긴 배지나 공민증이 발견될 경우 통상 북한 주민으로 인정하고 시신을 인계해 갔던 북한이 이 같은 관례를 깨고 시신 송환에 응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입니다.
지난 2010년 이후 모두 23구의 북한 주민 추정 시신이 북측에 인도됐고 2017년에는 2구, 2019년에 1구 등 모두 3구의 시신은 무응답으로 인해 인계하지 못하고 자체 처리한 바 있습니다.
한국이 북한에 시신을 인도한 것은 지난 2019년 11월 서해에서 발견된 시신 1구가 마지막입니다.

이런 가운데 제임스 히난(James Heenan) 신임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은 24일 한국의 북한인권단체 ‘물망초’를 찾았습니다.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히난 소장과의 만남을 알리며 “내년이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이자 유엔 인권선언 채택 75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인만큼, 북한 인권의 참상을 다양한 방법으로 널리 알리자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국 군 포로 송환 문제를 국제사회에 최대한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방안도 협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재준 물망초 연구과장 :한동안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 자리가 공석이었던 점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고, 국군 포로 관련 내용을 많이 논의했습니다.
서울 유엔인권사무소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시급한 인권 문제를 함께 논의한 데 대해 물망초 측에 사의를 나타냈습니다.
지난달 초 부임한 히난 소장은 내년 초까지 북한 인권단체들을 순차적으로 개별 방문해 의견을 들을 예정입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