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월 말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과 미사일 능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의회조사국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발표한 ‘북한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North Korea’s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보고서에서 북한이 역내 믿을 수 있는 핵 전쟁 능력(credible regional nuclear warfighting capability)을 구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능력이 미국의 역내 미사일방어(MD) 체계를 피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지난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지 않았더라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 이후 핵실험이 세 차례, 탄도미사일 실험이 무려 80번 이상 있었던 만큼 북한이 계속해서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빠르게 진전시켜 왔다는 겁니다.
이 보고서는 이어 북한이 이러한 능력을 보이고 신뢰성(credibility)을 높임으로써 억지와 강압적 외교전략을 강화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과 같은 핵물질을 계속해서 생산하고 있다면서, 영변 핵시설에서 최소 하나의 원심분리기 농축시설을 운영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영변 핵시설 이외에 비밀 농축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관리들이 지적해왔다면서, 지난해 7월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한 언론보도를 통해 강선 농축시설이 이중 하나로 지목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 보고서는 북한의 핵탄두 운반체계인 미사일 프로그램에도 주목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정보 당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인식하지만, 실제로 운용이 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북한과 미국 모두 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MR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프로그램이 제한적이나 점차 진전되고 있다면서, 화학적으로 더 안정적인 고체연료 로켓 엔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성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탄도미사일 실험에 집중함으로써 역내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인 패트리엇, 이지스탄도미사일방어체제(Aegis BMD), 사드(THAAD) 등을 무력화하거나 효과를 감소하기 위한 능력 개발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군축협회(ACA)의 켈시 데번포트 비확산정책 국장은 미국과 역내 동맹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감소하기 위해 대북협상에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모두 논의되어야 한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강조한 바 있습니다.
데번포트 국장 : 북한이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에 핵을 탑재할 능력이 있다고 미국 정보당국이 평가했습니다. 따라서 대북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모든 핵과 미사일 능력을 다루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