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순항미사일 발사...한국 정부 “도발 중단·민생 매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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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순항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무모한 도발을 중단하고 주민들의 민생 개선에 매진할 것을 북한 측에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4일 관영매체를 통해 동해상으로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힌 북한.

북한은 지난 23일 새벽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4발을 쐈고, 이는 타원 및 ‘8’자형 궤도를 그리며 2천km 정도를 3시간 가까이 날아가 표적에 명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군 당국은 “한미 정찰 감시 자산이 파악한 것과 북한이 발표한 내용에는 차이가 있다”며 한미가 공조해 면밀히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고 주장하는 시간에도 다양한 한미 정찰 감시 자산들이 해당 지역을 예의주시하고 있었고, 북한 주장의 진위를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에도 울산시 앞 80km 부근 수역 공해상에 2발의 전략순항미사일로 보복타격을 했다고 발표했지만, 한국 군은 이 같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발사했다고 발표한 순항미사일이 자국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영역으로 날아오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는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우려스럽다며, 한국·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더 이상 무모한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주민들의 민생 개선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한국과 해외 연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비용을 식량 도입에 사용했을 경우 100만 톤 이상을 구매할 수 있는 규모로, 이는 북한 전체의 연간 식량 부족분을 모두 충당하고도 남는 수준으로 추정된다는 것입니다.

통일부는 그러면서 “북한이 최근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만 계산해도 취약계층 2~3백만 명이 약 5개월 동안 먹을 수 있는 식량인 10만 톤 정도를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년 대비 북한 내 식량 생산량 감소와 식량 공급 및 유통 정책 변화에 따른 식량난으로 일부 지역에선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향후 순항미사일에도 핵탄두가 탑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순항미사일이 한국과 일본의 탐지 체계를 피해 저고도 비행을 한 것으로 분석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순항미사일이 요격을 회피하기 위해 저고도로 비행을 하고, 방공망이 겨냥하는 곳이 아닌 측면이나 후방으로도 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다양한 타격 수단에 전술핵까지 탑재하겠다고 위협을 한 이상 그에 대한 대비는 당연히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신 사무국장은 북한이 보도를 통해 이른바 ‘적대세력’을 복수로 표현한 것에 주목하면서 최근 북한 도발에 대응해 이뤄진 한·미·일 간 협력을 겨냥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 차장을 지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순항미사일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신 의원은 북한이 전술핵 운용체계 가운데 하나로 순항미사일을 강조하고 있는 점, 북한의 순항미사일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점을 들며 이를 대북 제재에 포함시키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을 위해 외교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순항미사일의 비행거리인 2천km는 주일미군기지를 모두 사정권에 두고 있다며, 이는 유사시 한반도를 지원하는 유엔군사령부 후방기지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로 북한이 전술핵 능력을 확보했다는 것을 전제로 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